사건/사고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대포통장 갖다 바친 MZ 조직폭력배 등 59명 검거

피해자 63명, 37억여원상당 피해 유발
로맨스 스캠, 투자 사기 등 범죄에 이용

◇강원경찰청이 20일 기자실에서 ‘캄보디아 피싱 범죄조직에 대포통장 공급 유통한 일당 59명 검거’ 관련 브리핑하고 있다. 박승선기자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대포 통장 등을 제공하고 수십억원대 사기 피해를 유발한 조직폭력배 등 대포물건 유통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6명을 구속 송치하고 5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캄보디아발 피싱 사기 조직에 191개 대포통장과 스마트 뱅킹에 필요한 휴대전화를 공급해 2024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국내 피해자 63명으로부터 37억5,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초래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물건을 공급하는 대가로 1건당 500만원~1,000만원을 받아 챙겨 수익금 10억원을 손에 쥐었다.

조직은 넘겨받은 대포 물건을 로맨스 스캠과 투자 사기 등 50건이 넘는 범죄에 이용했다. 이외에도 군부대 사칭 노쇼(no-show), 인터넷 직거래 사기, 납치 빙자 보이스피싱 범죄에도 써먹었다.

지난 3월 강원도 춘천권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폭력 조직원이 피싱 사기와 연루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수사에 착수, 강원·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4개 폭력 조직원 11명 등 유통조직원 총 59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현지에서 피싱 조직에 대포통장을 직접 전달하는 국내 총책과 국내에서 대포통장 공급을 관리하는 관리책, 대포통장 모집책 그리고 자신의 명의를 내어주는 명의 공급책으로 조직 체계를 이룬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범행의 꼬리가 밟히지 않도록 지역 내 인적 관계가 밀접한 20~30대 선후배·지인으로 인원을 꾸리고, 조직에서 이탈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협박을 통해 범행을 종용했다. 또 버스 수화물을 이용해 물건을 전달하거나 텔레그램으로 소통하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

사기 범행 사실이 들통나 계좌가 지급정지 될 가능성도 계산해 매뉴얼을 만들어 전파하고 계좌 인증 절차, 수익금 무단 인출 방지를 위해 지인 명의 대포통장만을 알선·공급하는 등 교묘히 범행을 꾀했다.

경찰에 붙잡힌 조직원들은 상부 조직원들로부터 변호사 비용, 벌금, 수사기관·금융기관에 제출할 소명자료 제작 등을 지원받은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최현석 강원경찰청장은 “고액의 금전적 유혹에 넘어가 자신의 계좌와 유심을 불법 대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 같은 대포 물건은 전기통신금융사기 등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사기죄에도 연루돼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지속적인 단속과 엄정한 수사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전기통신금융사기 조직도. 사진=강원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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