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 20세기의 마지막 해인 99년 한해도 수많은 사건과 사연 속에 시대상을 대변하는 숱한 유행어와 인구에 회자되는 명언들을 남겼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집권 2년차를 맞아 환란 극복을 발판으로 경제 개혁을가속화하면서 21세기 일류국가 건설 의지를 다졌으며 김종필(金鍾泌) 총리는 내각제개헌유보 및 합당론을 특유의 은유와 수사로 넘겼다.
정치권에서는 '옷로비' 및 '파업유도' 청문회를 통해 다양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하반기 돌출한 '언론대책 문건' 파동은 여야간 극한 대치로 이어지면서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지난 한해 세인의 관심을 모았던 말들을 정리해본다.
▲"절대다수 국민이 중산층이 되도록 힘쓰겠다. 중산층 육성과 서민생활 향상을목표로, 인간개발 중심의 생산적 복지정책을 적극 펴나가겠다"(8월 1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서)
▲"시장경제가 희생된 경제발전은 모래위에 지은 집과 같아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진정한 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9월 8일 김 대통령, 아.태지역 법률가단체인 로아시아 총회 개회식에서)
▲"우리는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그러나 절반의 성공이다. 나라를 살리고 성공한 내일을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자"(9월 9일 김 대통령, 반부패특별위원회 위원장및 위원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우리는 인생의 사업에서 누구나 다 성공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웃을 사랑하는 인생의 삶에 있어서는 누구나 다 성공할 수 있다"(11월 3일 김 대통령, 학생의날 및 학생독립운동 70주년 기념식에서)
▲"여당이 안정되어야 나라가 안정이 되고 나라가 안정되어야 국민이 안정된다"(11월 25일 김 대통령, 신당창당준비위원회 치사에서)
▲"이번 경제위기 과정에서 하나의 교훈을 배웠다. 그것은 훌륭한 국민과 책임있는 정부가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는 사실이다"(12월 3일 김 대통령, IMF 2년한국의 경제위기와 구조개혁 평가를 위한 국제포럼에서)
▲"물고기 한마리를 주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두고두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4월 21일 김종필(金鍾泌) 총리, MBC의 '북한에 비료보내기' 모금행사에서)
▲"어제는 오늘의 어머니고, 오늘은 내일의 아버지다"(5월 17일 김 총리, SBS라디오에 출연해 역대 대통령들의 과거 역사에 대한 단절 행위를 비판하며)
▲"역대 대통령중 다치지 않은 대통령이 없다"(10월 17일 김 총리, 총선 후엔극단적 대립양상의 대통령 중심제를 협력과 조화의 의원내각제로 바꿔야 한다며)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총리의 위치라는 게, 아무리 공동정권이라지만 델리키트하다"(10월 25일 김 총리, 총리가 안다고 앞장서거나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행동은바람직하지 않다며)
▲"여자친구와 손목도 잡고 키스도 하다가 완전히 마음이 맞으면 결혼하는 것아닌가"(7월 23일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 총재권한대행, 8인협의회에서 양당 합당문제가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누가 아무리 고통스럽다 하더라도 총리 이상 고통스러운 사람이 있겠나. 그분을 지켜내야 할 사명이 우리에게 있다"(8월 9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 의원총회에서 김종필 총리의 내각제 연내개헌 유보결정에 대한 이해와 김 총리 보호를위한 노력을 당부하며)
▲"인의 장막에 가려 눈과 귀가 막혀버린 대통령과 맹목적인 충성집단만으로는국가적 난국을 헤쳐나갈 수가 없다"(6월 4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 기자회견에서 현 정부를 비난하며)
▲"국민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1월 14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의 회동에서 국회 529호 문제와 관련해정부를 비난하며)
▲"내 자신의 인권도 탄압받고 짓밟히면서 살아왔다. 내가 인내심이 있고 성질이 좋아 이렇게 살아 있지, 다른 사람이라면 속병이 나서 제풀에 죽었을 것이다"(1월 13일,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게 대통령 퇴임후의 마음고생을 토로하며)
▲"3당합당때 김영삼 전 대통령을 따라갔으면 문민정부때 실세로 운명이 달라졌겠지만 한보 등으로부터 돈을 받았으면 지금쯤 형무소 신세를 지고 있을지도 모른다."(2월 19일, 김정길(金正吉) 청와대정무수석, 부산대 신입생 특강에서)
▲"공직 떠난지 10년이 지났지만 당시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9월 29일 이종남(李種南) 감사원장,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현 정부의 개혁성향과맞지 않는다는 시민단체 등의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파스칼이 감기들었는지, 세상이 감기들었는지 아리송하다"(9월 20일 자민련이양희(李良熙) 대변인, 당내에선 아무도 합당얘기를 하지 않는데 언론에선 매일 합당기사가 쏟아지는데 불만을 표시하며)
▲"5.18 정신을 특권화하려는 것은 매우 근시안적이고 깊이 반성해야 할 일이다"(6월6일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특보단장, 오물투척을 받은 뒤)
▲"소떼.돈.비료.북방한계선을 갖다 바치고 마지막엔 김정일이 코냑을 좋아한다는데 (통일부) 장관댁에 있는 코냑까지 바칠 것인가" (7월8일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의원, 햇볕정책은 이상에 근거한 낭만주의 정책으로 실패했다며)
▲"스필버그의 '라이언일병 구하기'는 개봉관 히트작이었지만 7번째 상영중인 '서상목의원 구하기' 방탄국회는 관중이 넌더리내는 실패작이다"(4월 5일 국민회의정동영(鄭東泳) 대변인, 서상목(徐相穆)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강행방침을 밝히며)
▲"성을 지키는 장수가 자신만 빠져나가면 장수를 추종하는 많은 병사들은 어떻게 되느냐"(7월 25일 자민련 김용환(金龍煥) 전 수석부총재, 김 총리가 내각제 관철의 선봉에 서야 한다며)
▲"차라리 폭탄주를 드릴까요"(8월 27일 한나라당 박원홍(朴源弘) 의원, 파업유도 청문회에서 진형구(秦炯九) 전 대검공안부장이 거짓 답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신창원 때문에 족쇄를 구입했다는데 신창원은 어디 가고 족쇄만 난무하느냐"(2월 24일, 한나라당 정문화(鄭文和) 의원, 국회 행자위의 경찰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정책의 실패는 용서할 수 있어도 '정책실패의 은폐'는 용서할 수 없다"(11월1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의원,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여권의 언론정책을 비난하며)
▲"고문 전문가가 의원 배지를 단다고 해서 인권운동가로 탈바꿈되지는 않는다"(4월 14일 국민회의 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의 유엔 인권위 참석에 대해)
▲"거산 (김영삼 전대통령), 소산 (김 전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민산 (민주산악회) 얘기만 나오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먼산만 바라본다"(8월 16일 국민회의장전형(張全亨) 공보국장, 李총재가 기회주의적인 행태를 보인다고 비난하며)
▲"경기도의 힐러리가 아니라 경기도의 이멜다였다" (7월 16일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 부대변인, 임창열(林昌烈) 경기지사의 부인 주혜란(朱惠蘭)씨가 부패의 대명사인 이멜다를 닮았다며)
▲"앞으론 우리도 소주나 마십시다"(6월 14일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법무부간부들에게 '대낮 폭탄주'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나쁘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생선반찬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해양수산부에 관심이 많았다"(3월 24일 정상천(鄭相千) 신임 해양수산장관, 아침 방송 인터뷰에서 발탁 배경을 설명하며)
▲"한국경제는 뼈대굵은 몇몇 대기업에 의해 간신히 지탱되는 골다공증 환자와같다"(6월 16일 정덕구(鄭德龜) 산업자원부장관,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골절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주인이 없는 은행은 경영진의 무책임 때문에 망했고 주인이 있는 비은행 금융기관은 주인의 과욕으로 인해 망했다"(10월 29일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 고려대 정책대학원 특강에서 금융기관의 부실 원인은 주인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영진이나 대주주의 자세나 제도의 건전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내가 그래도 맷집은 좋아서 그런 견제를 받고도 정부안을 만들어 냈다"(3월22일 진념(陳稔) 기획예산위원장, 재정경제부와 정치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획예산부와 중앙인사위원회 신설을 이뤄냈다며)
▲"500마리의 기러기 편대중 병든 기러기가 50마리나 되면 이를 도저히 떠안고갈 수 없다"(11월 12일 전윤철(田允喆) 공정거래위원장, 재계가 '기러기론'을 내세우며 옹호하는 선단식 경영행태로는 국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며)
▲"불끄러 들어간 소방수를 불 못껐다고 방화범으로 몰아서야 되겠느냐"(1월 27일 강경식(姜慶植) 전 부총리, 경제청문회에서)
▲"짧은 기간 긴 역사를 남기고 떠난다"(6월8일 김태정(金泰政) 전 법무장관,파업유도 발언 파문으로 장관에 임명된 지 보름만에 물러나면서)
▲"자고나니 벚꽃이 떨어져 있더라. 벚꽃처럼 사라지겠다"(1월말 윤동민(尹東旻)전 법무부 보호국장, 대전법조비리 당시 퇴임의 변)
▲"맹수는 병이 깊으면 제살을 물어뜯어 그것이 동티되어 죽음에 이른다"(2월1일 최병국(崔炳國) 전 전주지검장, 대전법조비리 당시 퇴임의 변)
▲"시신확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