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금고 불법대출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李德善: 부장검사)는 26일 정현준(32)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과 이경자(56) 서울 동방상호신용금고 부회장을 상대로 정확한 불법대출 경위와 대출금 용처, 정·관계 로비의혹 등을 이틀째 추궁했다.
검찰은 이날 KDL, 동방금고, 인천 대신신용금고 사무실과 정,이씨 및 유조웅 동방금고 사장 자택 등 10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컴퓨터 하드디스크, 회계장부, 예금통장 등 불법대출과 로비 관련자료를 확보, 정밀분석중이다.
검찰은 또 정씨가 조성한 일부 사설펀드의 가입자 명단을 입수, 가입자 신원 파악과 가입동기·투자액 등을 캐는 등 사설펀드 가입자에 대한 조사도 착수했다.
검찰은 밤샘조사 결과 정씨가 동방, 대신금고에서 637억원을 불법대출받고 일부 대출금으로 KDL 주식 등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는 방법으로 시세조종을 한 사실을 밝혀내고 정씨에 대해 27일중 상호신용금고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했다.
검찰은 이씨가 동방금고 부회장으로 재직하면서 무리한 유가증권투자와 주식담보 대출을 일삼는 등 대출관련 업무를 사실상 주도했다는 동방금고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 이씨도 불법대출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보고 혐의가 입증되는 대로 사법처리 할 방침이다.
검찰은 불법대출 경위와 행방이 묘연한 대출금 143억원의 용처, 정·관계 로비의혹 등에 대한 정씨와 이씨의 주장이 여전히 엇갈려 대질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또 정, 이씨와 함께 동업자로 활동한 전 C증권 지점장 권오승(H증권 투자 상담사)씨를 소환, 정씨와 이씨 중 불법대출을 누가 주도했는지와 대출금 용처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권씨 외에 이씨의 자금관리인인 원모씨, 동방,대신금고 과장급 실무진과 정,이씨에게 차명계좌용 명의를 빌려준 명의공여자들을 소환, 불법대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불법대출금 143억원중 정씨가 「로비자금」이라고 주장한 40억원 이상이 정씨와 이씨를 통해 금감원 고위간부 등 정.관계에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정씨와 이씨의 관련계좌와 수표 추적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특히 금감원이 검찰 고발전에 유조웅 동방금고사장의 해외도피를 사실상 방조했고 대신금고 불법대출 사실을 묵인한 점 등에 비춰 금감원 고위간부들이 정씨 등의 로비를 받았을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K, L씨 등 전·현직 금감원 고위간부를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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