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묘향산 관광도 급물살"
한국관광공사가 금강산 관광사업에 참여키로 함에따라 2년7개월째 접어든 이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관광공사라는 공기업을 사업파트너로 삼은 현대아산은 그동안 발목을 잡아온 재정문제에서 일단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북한이 육로관광 허용과 관광·경제특구 지정을 약속한 데 이어 관광공사가 사업에 동참함에 따라 현대아산은 그동안 기획 수준에 머물러온 금강산 일대 개발을 본격할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또 공기업인 관광공사의 참여로 일선 관광업계를 비롯한 국내 다른 민간기업과 해외 투자자들의 사업참여 및 직·간접 투자도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아산과 관광공사는 특히 1차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정상화시킨 뒤 개성및 백두산, 묘향산, 칠보산 등으로 관광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 아래 북측과 협의를 벌이고 있어 「대북 관광사업」으로 확대,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자금 숨통 트인 현대아산=98년 11월 첫 배를 띄운 이래 여행객의 지속적인 감소로 적자에 허덕이며 현금이 바닥난 현대아산은 지난 2월부터 북측에 대북지불금을 보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강산 관광사업도 파행을 겪어 왔다.
현대아산으로서는 이달 중순 정몽헌 회장의 방북 협상에서 대북지불금을 현실화 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당장 현금이 없어 그동안 연체해 온 2,200만달러를 정리하는 문제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현대아산은 내심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융자나 정부의 직접 지원을 기대하다 결국 관광공사의 사업참여라는 해법을 찾아냈다.
관광공사가 남북교류협력기금이나 관광진흥기금으로 직접 현대아산에 재정지원을 하기는 어렵더라도 관광공사의 사업 참여만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융자를 받을수 있는 길은 더욱 넓어졌다고 하겠다.
현대아산과 관광공사는 또 필요할 경우 공동출자로 법인을 신설,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에 현대아산은 보유 자산을 현물로, 관광공사는 현금을 출자하는 방법으로도 금강산 관광사업에 투입될 현금은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은 금융기관 융자 또는 관광공사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현금을 확보, 이달 안에 연체된 대북지불금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금강산 개발 본격화 전망=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사업이 지금까지 수익성을 갖추지 못한 이유는 해상을 통해서만 왕래할 수 밖에 없고 관광객이 현지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낼 오락거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아산은 북측에 육로관광 허용과 금강산 일대 관광·경제특구 지정을 집요하게 설득했고 마침내 이에 대한 화답을 받아냈다.
현대아산은 이번에 관광공사를 사업파트너로 맞아 관광사업의 노하우와 함께 현금을 확보하게 된 것을 계기로 금강산 일대를 세계적 관광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관광공사는 금강산 현지에서 면세점과 호텔 등 수익성이 높은 사업에 발을 들여놓을 것으로 보이며 현대아산은 컨소시엄 구성을 계기로 고성항(장전항)에 상설해수욕장과 청소년 캠프장 등 관광인프라를 조성할 계획이다.
현대아산은 또 고성항을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안도시처럼 개발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복안이며 그동안 「기획」에만 그쳤던 개발사업을 본격화할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관광공사의 동참은 획기적이라는 평가다.
◇국내외 민간기업 투자·사업참여 활기 기대=현대아산이 북한 조선아태평화위원회와 육로관광 허용, 관광·경제특구 지정에 합의, 금강산 관광사업의 수익성이 기대되자 금강고려화학이 골프장 건설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공식으로 전달해 오는등 민간기업의 조심스런 투자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관광공사의 컨소시엄 참여는 수면 밑에서 조심스럽게 사업 타당성을 점검해 온 국내외 민간기업에 「금강산 관광사업이 충분히 돈이 될 수 있겠다」는 믿음을 심어줌으로써 사업 참여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상담실을 개설, 금강산 관광사업 참여 희망업체를 끌어들이고 있는 현대아산도 이같은 점을 노려 관광공사에 끊임없이 「구애의 손길」을 뻗쳤던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중소.중견기업들의 관심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대기업들은 계산할 것이 많은지 아직도 조심스런 편』이라며 『그러나 관광공사의 사업참여를 계기로 관심있는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특구지정 기대를 안고 해외 기업 및 투자전문회사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 일본의 몇몇 업체는 금강산 현지에서 음식점이나 호텔사업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고 미국의 몇몇 업체는 패스트푸드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금강산 관광사업의 북한 관광사업으로의 확대=사업파트너가 된 현대아산과 관광공사는 금강산 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시킨 뒤 사업범위를 확대한다는데 뜻을 같이 했다.
이와 관련, 개성과 백두산, 묘향산, 칠보산이 관광사업 범위 확대 대상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현대아산은 이들 지역에 대해 이미 답사를 완료하고 그동안 북측과 협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개성 관광사업에 대해서는 현대아산-조선아태평화위가 이미 상당부분 서로의 의견을 나눠왔으며 금강산 특구지정과 동시에 개성의 관광지역 개방도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개성 관광사업에 대해서는 북측의 내락을 받은 상태다. 금강산 특구지정과 함께 개성 특구지정을 요청해 놓았다』고 밝혔다.
현대아산과 관광공사의 야심찬 계획대로 금강산 관광사업이 제 자리를 찾고 이들 지역으로 관광범위가 확대될 경우 이는 금강산만이 아닌 대북 관광사업으로 확대, 발전되고 이는 곧 한반도 평화와 화해에도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