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 은밀해진 그녀들의 밤
성매매특별법 시행 1년 집창촌의 불은 꺼졌지만 음성적 성매매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일 밤11시 한때 100여명의 성매매여성들로 붐볐던 춘천지역의 대표적인 성매매집결지인 속칭 난초촌에는 간간히 지나치는 자동차 뿐 인적은 없었다.
지난해 경찰의 집중단속이 시작되면서 이곳을 떠나 노래방도우미 단란주점 출장마사지업소 등으로 빠져나간 성매매 종사여성은 절반이 넘는다.
난초촌에서 일하던 A(27)씨는 지난해 9월 성매매특별법 시행과 동시에 손님이 뚝 끊겨 다른일을 찾아 떠났다.
A씨가 새로 찾은 일은 인터넷 채팅을 통해 성매수 남성을 찾는 것이었다.
함께 일하던 동료 3~4명이 모여 인터넷 채팅을 통해 성매매에 나섰지만 이 또한 경찰 단속이 강화되면서 어려워지자 다시 노래방도우미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에 적발돼도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했다거나 연인사이라고 말하면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마를 빙자한 성매매도 성행하고 있다.
춘천에 사는 B(28)씨는 “성행위까지 원하면 웃돈을 얹어 16만원정도 든다”고 했다.
안마시술소에 전화를 해 성매매여부를 문의하면 직접 찾아오면 성매매가 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을수 있다는 게 B씨의 말이다.
B씨는 차비를 제외하고도 3만~4만원 가량 싼 서울에 있는 안마시술소도 종종 찾는다고 했다.
출장안마도 15만원이면 성행위까지 가능하다는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일부 유흥주점은 성매매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성매매 집결지 업주 C(39)씨는 춘천지역 성매매여성 상당수가 이미 양구 화천 등 군부대지역 유흥주점으로 흘러들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심지어 가출한 여고생이 속칭 방석집에 스스로 찾아온 경우도 있다는 게 유흥주점 업주들의 말이다.
이뿐 아니라 음성적인 성매매에 나선 여성들을 등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인터넷채팅과 노래방도우미를 했던 A씨는 “화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잦고 남성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한 성매매종사 여성은 2차를 나갔다가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고난 뒤 다시 성매매 집결지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인제군 모유흥업소 업주가 2차를 나간뒤 고발하겠다는 손님의 협박에 110여만원을 갈취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성매매 집결지 업주들은 “성매매집결지의 감금이나 착취는 없다”며 “가족 부양 등 자발적으로 모인 집결지 단속보다는 변종 성행위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변종성행위가 만연하고 있지만 소문만 무성할 뿐 증거를 확보할 수 없어 단속에 애를 먹고 있다”고 밝혔다. <李相穆기자·moki@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