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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뉴스 포커스]상인들 “실속 못챙겼다”

 -올 동해안 피서객 2,800만명 찾아 '역대 최고 수준'

 지난달 개장한 동해안 100개 해수욕장 중 이달말까지 연장 운영하는 속초해수욕장을 제외한 대다수 해수욕장들이 20일 일제히 폐장한다.

 19일 도환동해출장소에 따르면 올 여름 동해안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는 지난해 보다 500여만명 가량 늘어난 2,800여만명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으나 피서객들의 지갑은 여전히 열리지 않았다는 평가다.

 해수욕장별로는 경포가 940여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망상 540여만명, 낙산 340여만명, 속초 185만여명, 삼척 101만여명 등으로 유명 해수욕장에 쏠리는 현상을 보였다.

 그러나 40여일의 개장 기간에 맑은 날이 보름도 채 안될 정도로 궂은 날씨와 알뜰 소비 심리, 빈약한 관광 인프라로 상인들의 체감 경기는 기대 이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동해안은 골프장, 콘도 등 투자가 계속 이뤄지고는 있으나 속초의 워터피아와 같이 그날 그날 날씨에 관계 없이 즐길 수 있는 시설, 프로그램 등 관광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관광 인프라가 여전히 취약한 실정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영동권을 연결하는 철도 등 대중 교통 인프라가 취약해 피서객들이 이곳까지 오려면 주로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식수에서 라면까지 모든 용품을 미리 싸 오거나 피서지 소재 대형 할인 매장에서 일괄 구입해 소비하는 패턴이 심화되고 있다.

 그나마 강릉 경포, 양양 낙산, 동해 망상 등 자치단체의 투자가 집중되고 피서객이 몰리는 유명 해수욕장 주변이나 주문진항, 속초 대포항 등 유명 먹을거리 타운 주변 음식점, 숙박업소는 일단 피서객이 대거 몰려 사정이 비교적 좋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기수 경포번영회 사무국장은 “경포는 올해 주차장 무료화와 철조망 철거 등 환경 정비, 청결한 백사장 관리, 바가지 요금 근절 등 집중적인 관리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피서객이 늘어나 숙박업소와 음식점 매출이 지난해보다 상당히 신장됐다”고 했다.

 그러나 보트 등 수상레저나 파라솔, 야영장 임대업자 등 날씨의 영향이 절대적인 업종이나 소규모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예년 매출의 절반도 안된다고 푸념했다.

 경포 북쪽에 위치한 사천, 사천진리 해수욕장에서 수상 레저업체를 운영하는 박승환씨는 “올해 간이해수욕장 주변 상경기는 그야말로 엉망이었다”면서 “유명해수욕장과 주변 소규모 해수욕장을 연계한 패키지 관광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또 천편일률적인 해수욕장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피서객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물놀이와 숙식까지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회원제 해수욕장 운영 방안 등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동해안 자치단체들이 소모적 경쟁의식에서 벗어나 상호 머리를 맞대고 피서객들이 한나절 또는 1박2일, 2박3일간 즐길 수 있는 저렴한 패키지 상품을 공동 개발하는 등 공조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런 점에서 코레일(KORAIL) 강원지사와 강릉, 동해, 삼척시가 지난달 25일부터 강릉∼삼척 해안을 따라 운행 중인 바다열차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남철 강릉시 관광개발과장은 “올해 해수욕장 운영 결과를 철저히 분석해 보완책을 마련하고 지난17, 18일 동해망상해수욕장에서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견학하는 등 차별화 된 관광 정책을 수립하기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기 도환동해출장소 해양관광담당은 “동해안 '해변'을 여름 한철 운영하는 '해수욕장' 개념에서 벗어나 4계절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요트 마리나 등 해양 레저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어촌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동해안 자치단체들은 해수욕장 개장 이전에 해안 경계 철조망 중 21.7㎞를 철거하고 백사장과 불량 건물을 정비, 피서객들로부터 해수욕장 환경이 어느 해보다 쾌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릉=고달순기자 ds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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