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의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수출경쟁력의 핵심지표인 국제원자재가격, 원화가격, 금리 등이 동시에 폭락한 3저(低)를 반년가량 경험하였다. 그러나 금년 4월 이후에는 상황이 급변, 현재 이 지표들이 모두 3고의 길목에 서 있어 우리 경제는 올 한 해 동안 3저와 3고를 동시에 겪는 진기한 체험을 하고 있다. 원자재의 대표인 원유는 배럴당 30달러 초반에서 70달러대로 두 배 이상 급등하였고, 대미달러 환율 또한 1달러당 최고 1,570원에서 1,220원 내외로 떨어져 원화가격이 올랐다. 한편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던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2.0%를 바닥으로 향후 인상이 예상되는 등 현 수준은 3고가 점차 진행되는 단계의 길목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2·4분기까지 우리 경제가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위기를 가장 빨리 벗어나고 있다고 주목받고 있는 것에는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더불어 짧은 기간이지만 강력한 3저 효과가 주원인으로 작용하였다. 원환율의 대폭 상승은 세계 금융위기로 세계적 글로벌기업들이 예외없이 고전할 때 전자 및 자동차 등 산업에서 우리 대표기업들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사상 최대로 높여 대약진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금년 상반기 중 217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인 경상수지 흑자도 원유, 석탄, 비철금속 등 원자재가격의 하락이 주원인이며, 이는 해외투기세력의 계속된 국내외환시장 공격을 방어하고 외환유동성 위기설을 머쓱하게 만드는 원천이 되어 주었다. 금리 또한 선제적 인하를 통하여 저금리를 유지함으로써 기업의 자금부담 완화 및 자금난 해소와 기초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이처럼 3저(低)는 경제위기를 다른 국가에 비해 빨리 벗어나게 하고 기회로 활용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하여 우리 경제에 단비가 되었다. 그러나 3저는 사실상 단기에 끝나고 이후 3고가 급속히 진행됨으로써 우리 수출기업과 정부 등은 3저의 기대에서 벗어나 연간 계획의 수정은 물론 새로운 프레임에 의한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율은 돌연변수만 없다면 연말까지는 1,100원대 초반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환율에 의한 수출의 가격경쟁력 보전효과가 축소되어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마케팅 활동을 제한하게 될 것이다. 또한 경쟁국과의 가격경쟁력 우위 효과 상쇄 등으로 경쟁이 격화되고 채산성도 급속히 약화될 것이다. 원자재도 선물거래 등 투기적 가수요 때문에 연말까지 대체로 20~30%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금리 또한 채권 가격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플레 압력에 대비하기 위해 10월경부터 소폭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풀리는 5조달러의 경기부양자금과 800조원을 훌쩍 넘은 국내 부동자금을 감안한다면 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라인을 타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기업들은 기간이 경과하면서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해외수요 증가를 제외하고는 3고의 압박을 더 받게 될 것이다. 더구나 경제 회복과 3대지표 간의 진행속도는 더욱 가파르게 차이날 전망이다. 원자재가격, 환율, 금리 등은 호황시기의 수준으로 급속히 빨라지는 반면 경제회복 속도는 느려 경제회복과 3고와의 괴리는 더욱 확대되게 된다.
우리 도내 수출업체들의 경우 지난 상반기까지 3저 효과를 거의 누려 보지 못한 상태에서 바로 3고에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원자재 투입비중이 높은 도내 수출기업들은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하에서의 원화강세로 불리한 여건이 되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무역량이 큰 폭으로 회복되기까지 수출활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행히 우리 수출기업들은 2006~2007년 900원대의 환율에도 수출을 급성장시킨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물론 그 당시에는 세계경제가 초호황이었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그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 수출기업들은 지나간 수첩을 꺼내어 환율 900원대에서 어떻게 견뎌냈는지 점검해 보고 근본적으로 기업의 체질 강화, 경영합리화 등을 통해 급속히 전개되는 3고시대에 슬기롭게 대응해 나가기를 제시해 본다.
이용덕 무역협회강원지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