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중학교 때부터 파일럿이 꿈이었던 큰 아이가 비행훈련을 받으러 충청남도 태안으로 떠났다. 거창하게 비행훈련이라 말하지만 기실 파일럿이 되기 위한 고액과외를 보낸 것이다. 약간의 비상금과 28년 공직생활을 담보한 대출금으로 아이의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한 것이다. 일반대학을 다닌 아이가 항공운항관련학과 출신자들과의 경쟁에서 처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실제 파일럿 지원자 중 모든 검사와 테스트를 통과하여 합격하는 비율이 2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부모가 되어 선뜻 나서지 않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순간순간 어려움을 경험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아이가 대견하기도 하고 원하고 바라던 꿈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푸른 창공이라니! 그 행복과 행운! 상상만 해도 뭉클한 그 무엇이 솟아올라 무한한 대리만족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얼마 전 ‘영어와 부의 순환 대물림’이란 타이틀로 부모의 소득이 많을수록 아이의 토익점수가 높고 부(富)는 대물림된다는 신문보도에 씁쓸해지기도 했지만 까짓 부담이 되는 대출금과 생활의 쪼들림이 있으면 어떠랴! 매달 조금씩 원금과 이자를 갚아나가고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이 있으니 걱정할 것이 없다.
세 잎 클로버의 꽃말을 행복이라고 하고 네 잎 클로버의 꽃말을 행운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들 주변에 널려있는 행복을 깨닫지 못하고 로또 당첨 같은 행운을 기대하며 무수한 행복을 짓밟기도 한다. 부유하건 가난하건 기쁘건 슬프건 손을 내밀어 닿는 것들이 일상의 행복이다. 부족하면 채워주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는 가족이 있고 친구와 이웃이 있다.
창밖으로 맞닿아 있는 초록의 6월! 가만히 주변을 휘둘러본다. 스쳐 지나는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들 또 사람들. 초록의 들판에 널린 세 잎 클로버의 꽃말처럼 학교에서 직장에서 여러 모임에서 소중한 인연으로 만나는 사람들의 넉넉한 웃음들 모두가 행복이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가는 삶! 행복을 주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나는 진정한 행운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수향시낭송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