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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특집]알고 있었나? 로또 1등 당첨금 받는데 30분밖에 안걸린다

강원일보가 센스있게 준비한 미리 보는 당첨금 수령 절차

새해 당신에게도

814만분의 1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며...

로또복권의 1등 당첨확률은 814만분의 1이다. 세 가마니의 쌀을 한곳에 모은 후 거기에 섞여 있는 흑미 한 톨을 한 번에 골라내는 정도의 가능성이고, 한 사람이 하루에 벼락을 세 번 연속으로 맞는 확률과 같다. 그러나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확률을 뚫고 1등에 당첨되는 사람들이 매주 나온다. 이들에게는 수십억원의 당첨금이 주어지면서 인생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니, 불가능한 확률이라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장인 10명 중 7명이 복권을 구입하는 것이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13명이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됐다. 올해는 몇 명의 당첨자가 나올까. 복권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행운이 '나'에게 오길 바라면서 복권을 구입할 것이고, 실제 그 중에서 당첨자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강원일보가 나섰다. 당첨이 될 경우 어디서, 어떤 절차를 거쳐 그 많은 당첨금을 받는지 미리 알아두면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올해 도민 모두에게 814만분의 1의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난해 12월24일 로또 당첨금 교환 장소를 직접 찾아가봤다.

■당첨금 수령 행동지침?

인터넷상에 로또복권을 검색해 보면 '1등 당첨금 수령 시 행동요령'을 주제로 한 글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내용은 주로 이렇다. “농협중앙회 본점에 갈 때에는 택시기사가 눈치를 못 채도록 서대문경찰서로 가 달라고 하라, 옷차림은 농협 직원처럼 보일 수 있도록 정장차림을 하라” 등등. 다소 과장돼 보이기도 하지만 당첨금 수령자의 대부분이 이런 내용들을 보고 오는 것 같다는 NH농협은행 담당자들의 말을 듣고 보면 갑작스럽게 행운을 얻은 사람으로서의 불안감이 얼마나 큰 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걱정은 안 해도 좋을 듯하다. 일단 로또복권 당첨금을 받기 위해 건물 안으로만 들어오면 다시 나갈 때까지 삼엄한(?)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나눔로또6/45'의 1등 당첨금을 받으려면 서울시 충정로1가 농협중앙회 본사로 가야 한다. 지난 2002년 로또복권이 처음 발행된 뒤 국민은행에서 해오던 당첨금 지급 업무는 2007년부터 농협중앙회로 옮겨져 현재는 NH농협은행 기관마케팅팀에서 담당하고 있다.

■청원경찰들이 호위

농협 본사 로비 또는 지하 주차장에 도착해 안내데스크에 “로또 당첨금 때문에 왔다”라고 말하면 그 순간부터 청원경찰 2명이 밀착 경호를 하면서 VIP 전용 엘리베이터로 안내한다. 다른 방문객들과 마주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보안요원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면 3층에서 멈춘다. 이곳에 당첨금을 교환해주는 '복권상담실'이 있다. 원래는 7층에 있었으나 지난해 3월, 당첨자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3층으로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5평 남짓한 공간에 네모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2개의 노란색 소파만이 놓여있다. 이곳은 복수의 당첨자들이 한꺼번에 방문했을 때를 대비해 마련된 대기실이었다. 입구 왼쪽 옆으로 여닫이문 하나가 더 있는데, 이곳이 바로 당첨금 지급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이다. 수십억원이 오가는 이곳 역시 단출했다. 5평 남짓한 공간으로 대기실과 같은 구조로 돼 있다. 네모난 탁자를 사이로 2개의 노란색 소파가 마주보고 있고 소파 뒤편에는 당첨금 지급업무를 할 수 있도록 컴퓨터와 복권단말기 두 대가 책상 위에 놓여있다.

■30분이면 모든 절차 끝

당첨자는 소파에 앉아 신분증과 복권을 담당자에게 건네면, 담당자는 간단한 신분 조회에 이어 복권을 단말기에 넣는다. 이 단말기는 복권의 진위 여부와 함께 당첨 등수를 판별하는 장치로, 확인이 끝나면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나머지 당첨금이 지급된다. 소요시간은 약 30분 정도. 당첨금은 본인이 희망하는 통장 계좌로도 보내지지만 현장에서 농협은행 통장을 만들어 입금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회시간 동안 당첨자의 의사를 물어 자산관리 설계를 해 줄 재무설계사가 동석하기도 한다. 이 과정이 모두 끝나면 동석했던 담당자들이 상담실 밖까지 배웅하고 다시 청원경찰들의 경호를 받아 건물 밖까지 나가게 된다.

NH농협은행은 복권 당첨자들에 대한 신분 노출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복권 및 복권기금법상에 정보공개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해 놓음에 따라 잘못됐을 경우 법적 제재를 받기 때문이다. 특이한 것은 복권상담실에 상주하는 직원이 없다는 점이다. 당첨자가 찾아올 때만 해당 업무를 하기 때문에 15층에 있는 기관마케팅팀 직원 2명이 필요할 때만 3층으로 내려와 처리한다. 이들은 신분 노출은 물론 인터뷰도 꺼렸다. 보안을 요하는 업무이다 보니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복권상담실의 사진촬영도 불가능했다. 814만분의 1의 행운을 거머쥔 자들이 드나드는 이곳은 그렇게 비밀스러웠다.

홍현표기자 hphong@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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