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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원포럼]핀테크 혁명과 금융생활 변화

강순삼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강순삼 한국은행 강원본부장

지난달(1월) 개최됐던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은 전체 세션 주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량 등과 같이 기존 산업에 IT 기술이 융합되면서 나타나게 될 혁명적 변화를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금융산업에도 핀테크라는 형태로 밀려오고 있다. 금융과 IT 기술의 융합을 의미하는 핀테크는 향후 국내외 금융환경을 변화시키면서 대출, 예금, 송금, 자산관리 등 도민들의 금융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다양한 핀테크 관련 산업 중 도민들의 생활에 우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는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란 유형의 점포 없이 모바일 등 전자매체를 통해 운영되는 온라인 기반의 은행으로,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11월 카카오은행 및 K뱅크가 최초로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아 금년 내 사업이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동 은행들은 금리는 낮지만 대출이 까다로운 시중은행과 고금리의 제2금융권 사이의 중금리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자영업자가 많아 중신용자 비중이 큰 강원지역도 새로운 금융서비스의 수혜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관리 분야에서는 고객들의 연령, 소득, 위험회피 성향 등의 정보와 미리 설정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문을 실시하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미 일부 증권사 등에서 정형화된 자문에 활용되고 있다. 투자 판단과 관련하여 컴퓨터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겠으나 이전과는 달리 소액자산을 운용하는 고객들에게도 저렴한 비용으로 자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환의 수요자와 공급자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매칭시켜 외환거래 비용을 크게 낮춘 트랜스퍼와이즈가 국내에서 허용되면 서비스 수수료의 대폭 절감 등 환전 및 국가 간 송금 분야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또한 별도의 중앙처리기관이 없는 디지털 장부를 뜻하며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적용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보안, 자산 거래, 기록의 공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면서 금융생활 편의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이 핀테크는 금융생활 측면에서 일단 긍정적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나 무조건 장밋빛으로만 전망하기보다는 신중한 자세도 필요하다고 하겠다. 한때 각광을 받던 비트코인은 대안적인 지급수단이나 투자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면서 가치가 급등한 적도 있었으나 높은 가격변동성, 각종 보안사고, 거래소 파산 등으로 최근 가격이 폭락하고 대중의 관심이 크게 줄어든 사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도 금융공학 및 IT 기술의 발달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였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도민들은 새로운 금융의 물결 속에서 금융지식 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금융환경 변화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함양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지자체 및 경제 유관기관들도 도민들이 적절한 금융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정책 당국, 금융권 및 IT 업체들은 핀테크 산업에 미처 생각지 못한 리스크는 없는지 유의하면서, 핀테크 산업의 건전한 발전 및 소비자 편의 증진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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