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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은닉이 아니라 투자"… 자금 세탁 무죄 주장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인 ‘웰컴 투 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24)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이 1시간 가량 팽팽하게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손씨 측은 범죄 수익 세탁 혐의에 대해서 무죄를 주장했다.

검찰은 미국에서 국제공조 수사로 손씨를 기소한 자료와 증거에 따라 "범죄 사실이 충분히 소명됐다"면서 손씨의 송환 허가를 주장했다. 반면 손씨의 변호인은 자국민 불인도 원칙과 추가 처벌 우려 등을 들어 송환 거절 입장을 밝혔다.

변호인은 19일 서울고법 형사20부 심리로 열린 범죄인 인도심사 심문에서 "미국에서 아동음란물 혐의 등으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보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범죄인 인도법 제10조가 인도 대상 범죄 외의 범죄로 처벌받지 않는다는 청구국(미국)의 보증이 있어야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을 근거로 들었다.

성착취물 배포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받아 복역받은 손씨의 경우,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 따라 범죄인 인도와 관련해선 국내에서 기소되지 않은 자금 세탁 혐의만 심사 대상에 올랐다.

손씨의 변호인은 손씨가 미국으로 송환되더라도, 자금 세탁 혐의를 제외한 아동 성착취물 유포 등의 혐의에 대해선 처벌받지 않는다고 미국이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미국에서는 아동음란물 유포 음모 혐의로도 기소됐는데, 우리나라 형법상 음모죄는 처벌하지 않으므로 죄형법정주의와 이중처벌 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범죄인 인도법에 우선하는 한미 범죄인인도조약에서도 인도된 범죄 외 추가 처벌을 금지하고 있으며, 그 자체로 보증의 효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손씨의 변호인은 인도 대상 범죄인 세탁 혐의가 증거가 부족해 무죄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내 검찰이 손씨를 기소할 때 증거가 불충분해 범죄수익 은닉 혐의는 적용하지 않은 것이라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국내외 다수의 거래소로 옮기거나 재투자하는 등으로 관리한 것"이라며 "검찰은 같은 사안을 (미국과 달리 죄가 되지 않는다고) 달리 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손씨가 한 비트코인 관련 거래는 미국과 상당한 추적를 하지 않으면 밝혀내기 어렵다"라며 "당시에는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던 것 아닌가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 측에 당시 손씨에 대해 수사를 할 때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따로 기소하지 않은 경위와 구체적인 조사 내용 등을 확인해 이달 말까지 입장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손씨가 범죄수익을 숨기기 위해 아버지의 휴대전화 명의와 통장 계좌 등을 이용했다는 입장이지만, 변호인은 각종 인증 절차 등 때문에 아버지의 명의를 이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손씨의 아버지가 손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것에 대해서도 "범죄인 인도법에 따르면 재판이 계속 중이거나 확정된 경우가 절대적 인도 거절 사유"라며 "수사는 거절 사유가 될 수 없고, 검찰은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손씨는 출석하지 않고 손씨의 아버지만 법정을 찾았다. 손씨의 아버지는 재판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는 "죄는 위중하지만, 저쪽(미국)으로 보낸다는 것이 불쌍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내달 16일 한 차례 더 심문을 열고, 그날 곧바로 인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날에는 손씨를 소환해 입장을 듣는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태영 기자·주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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