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까지 거의 모든 신문에는 4단으로 구성된 시사 만화가 연재됐다. 정치 쪽 이슈를 주로 다루는 종합면 만평과 대비해 사회면에 실린 4컷의 만화는 세상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독자들에게 제공했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대명사로 4단 시사 만화를 꼽는 데 누구나 주저함이 없었다. 해학이 가미된 카타르시스(Catharsis)의 결정판이었다. 인기 연재 4단 만화는 신문을 받아 든 독자들이 가장 먼저 펼쳐 보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사이버 공간에서 댓글이 일상화됐다. 댓글은 ‘인터넷, 온라인에 오른 원문에 대해 짤막하게 답해서 올리는 글'로 정의된다. 댓글에 대한 댓글은 대댓글 혹은 답글이라 불린다. 영어 리플(Reply)을 우리말로 순화한 사례다. 선플과 악플로 구분하기도 한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닌 상호 소통과 전달된 정보에 대한 반응으로 댓글은 효용성을 갖는다. 하지만 ‘댓글 조작'이나 ‘악성 댓글'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기도 한다. ▼인터넷에서 뉴스를 볼 때 댓글도 같이 읽는다는 응답이 88%나 나왔다는 여론조사 보도가 얼마 전 있었다. 항상 읽는다 27%, 종종 읽는 편 61% 등이다. 뉴스나 텍스트 원문과 함께 댓글을 읽다 보면 가끔 사안을 간파하는 혜안을 만난다. 논리 정연한 비판은 물론이고 익명성을 활용한 ‘편파적 패러독스(Paradox)'까지 다양한 댓글에서 정화(淨化)를 느낄 수 있다. 수준 이하의 범죄성 악플은 얘기할 게 아니다. ▼3월9일 제20대 대통령선거와 6월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연타로 치러진다. 선거 관련 정치 기사가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으로 생산되는 시점이다. 매체 성향 따라, 작성자 의도 따라 뉴스마다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고 현혹하려는 꼼수가 있다. 뉴스를 보고 난 후 댓글을 찾아 읽으면 의외로 팩트와 사안이 명쾌해 진다. 건강한 댓글 달기와 읽기로 생각의 균형을 잡는 지혜가 필요하다. 코로나19 비대면 시대에 댓글을 통한 집단지성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