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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타임머신 여행 라떼는 말이야]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주의…그해 여름은 눈물겹게 뜨거웠다

1987년 원주 6월항쟁

◇1987년 6월19일 원주시 지하상가 사거리에서 시민, 학생 5,000여명이 시국토론회를 갖고 있다. 시 토론회는 20일, 21일로 이어졌고 집회 후 원주시내를 돌며 평화 가두시위를 벌였다.◇1987년 6월, 원주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시위 학생들을 연행하고 있다.

2022년 대한민국 국민들은 대통령과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자치단체장, 시장·군수, 도·시의원을 직접 선출했다. 모든 국민이 당연하게 누리는 민주주의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라 많은 희생을 치르고 이뤄낸 성과다.

지학순 신부·무위당 장일순 선생 지역서 다양한 사회운동 앞장

원주시민 반유신 독재 저항운동 시작 호헌철폐 동시집회 이끌어

1987년 6월 항쟁이 올해로 35주년을 맞았다. 36년 전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던 군사독재를 종식시키고 내 손으로 나라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제도를 성취했다.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민주의 과정은 너무나 많은 희생이 뒤따랐다.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의 희생과 취조받던 권인숙양이 성폭행을 당하고 박종철군은 남영동 치안분실에서 고문으로 사망했으며, 이한열 학생은 최루탄에 맞아 목숨을 잃는 등 민주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희생이 이어졌다.

원주는 강원도에서 민주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시다. 원주도 강원의 민주화 상징 도시가 되기까지 많은 사람의 희생을 통해 이뤄졌다. 원주 민주화는 천주교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65년 천주교 원주교구가 설정되면서 지학순 신부가 부임했다. 신부님은 무위당 장일순 선생과 함께 천주교 사회운동과 협동조합으로 시민들에게 다양한 사회운동을 전개했다. 1960년 4·19 혁명을 전후로 혁신 정당 활동으로 구속된 전력을 갖고 있는 무위당은 행동에 제한을 받자 서예와 문인화를 통해 새로운 방식의 사회운동을 펼쳤다. 무위당을 감시하기 위해 집 앞에 파출소가 새로 만들어졌을 정도였다.

가톨릭 원주교구는 1966년 원주신용협동조합을 창립하고 무위당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다. 1969년 진광중고등학교에 협동조합연구소가 만들어지고 1970년 전국 최초로 학교신협인 진광신용협동조합이 창립된다. 1968년에는 해외지원을 받아 문화복합시설인 원주 가톨릭센터가 설립돼 원주 민주화운동의 산실이 됐다. 1970년 원주문화방송 개국과 1971년 원주 밝음신용협동조합이 창립되고 1972년 남한강 대홍수가 발생하자 천주교 원주교구 산하에 재해대책사업위원회를 구성해 보다 나은 세상을 바꾸는 데 힘을 모았다.

원주시민들은 부정부패 추방운동에서 반유신 독재 저항운동으로 시작해 생명사상, 한살림운동이라는 새로운 사회운동으로 다가갔다. 1981년 원주민속연구회를 통해 인적자원들이 만들어지면서 각 대학으로 탈패가 구성됐다. 대학 간 교류가 지역의 통합적 조직을 구성하는 밑거름이 됐다.

1987년 5월19일 자유시장 시계탑 앞에서 기습적으로 진행된 집회를 시작으로 원주시민들의 6월 항쟁은 전환점을 맞았다. 6월10일 고문살인 은폐 규탄 및 호헌철폐 전국 동시 집회를 계기로 6월 말까지 한 달 내내 시위가 이어졌다. 보건소 사거리, 지하상가 사거리, 농협 사거리는 6월 내내 시위가 계속된 장소였다. 6월19일부터 21일까지 지하상가 주변 도로에서 5,000명이 넘는 시민과 학생이 민주헌법 쟁취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 참가했다. 특히 중고생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21일은 강원지역 초·중·고교 교사 32명이 현 시국과 교육에 대한 우리의 견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주변 상인들은 시위 참가자들에게 마실 물을 공급하며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24일은 기독교 원주지역 인권위원회 주최로 1,000여 명이 영강교회에서 기도회를 마치고 시내 진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1970년대 지학순 주교와 장일순 선생 등 선각자들에 의해 뿌리를 내린 민주화운동이 1980년대 들어서면서 대학가 학생운동과 사회운동으로 확대됐다. 또한 정치의 민주화운동을 넘어서 경제, 사회,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던진 선배들이 꿈꾸던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해마다 6월이면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가치를 얼마나 실현하고 있는지 묻게 된다.

김남덕기자·도움말=강원민주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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