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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강원특별자치도, 자연이 기술을 품다

문규 한림대 명예교수

강원도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자.

그 이름의 유래는 조선시대 강원도의 주요 지역이었던 강릉과 원주 두 지역의 앞 글자를 따온 것이다. 그리고 경기도와 더불어 휴전선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된 도 2개 중 하나이며, 현재 북한의 행정구역상으로는 강원도가 유일하게 분단된 도이다.

남북에 걸쳐 한반도의 유일한 행정구역 강원도가 올 여름 특별자치도로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그에 상응한 특별한 미래의 계획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 중 주목받는 경제·산업·교육 분야 미래정책으로 반도체인력 육성사업이 들어있다.

반도체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기술용어가 아니다. 한 나라의 경제와 먹거리를 대표할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심 단어로 변신하는 듯하더니, 3년 전 시작된 전 지구적 코비드상황에 직면하고는 더욱 더 자주 언론에 올라오는 중심단어가 되었다.

실제로 지금 이 글을 쓰고있는 저자가 구글에서 반도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면 무려 1,160만개의 뉴스헤드라인에 ‘반도체‘라는 단어가 들어있다고 알려준다. 반도체의 상세한 기술적 내용은 차지하고라도 ‘반도체전쟁’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등장하는 바, 아마 세계 각국이나 굴지의 대기업들은 반도체산업이라는 격투기장에서 상대방을 두들겨서 KO시키거나 적어도 완승을 차지하려고 하는 듯하다. 추측컨대, 승리에 따른 상금이 엄청나거나 패배가 불러올 후유증이 심각함이 분명하다.

강원도가 그러한 격투기장에 등장하려고 한다. 승리를 하건 패배를 하건 그 여파가 매우 심각해서 받아들여질 그 피투성이 반도체 격투기장에 발을 들이려 하는 것이다. 그것도 무명의 신인선수로 말이다. 자, 그러면 당연히 강원도선수는 몇가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먼저 체급을 정해야 할 것이고, 신인 등용을 위한 대회를 선택해야 하며, 어느 도장에서 누구한테 훈련을 받고, 언제쯤 첫 시합을 치를 것인가 등을 정해야 한다. 또는 스스로 도장을 지어 국내외 유명선수 유입을 통한 접근도 생각해 볼수 있다. 즉 훌륭한 스파링파트너와 격투기장에서 잔뼈가 굵은 트레이너를 영입하고, 그들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통해 강원도 선수의 격투기량을 단기간에 높일 수도 있다.

엉뚱하지만 굳이 격투기 선수가 될 것이 아니라 장비와 훈련은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를 도와주는 격투기인프라 관련산업, 즉 격투기산업시장 전반에 걸쳐 강원도가 할 만한 것이 있을지 찾아보는 것도 고민해 볼 만하다. 격투기선수가 물론 제일 많은 주목을 받고 대우도 받겠지만 격투기시장의 프로모터가 되거나 광고주 또는 장비공급자가 되거나 도장을 지어주고 돈을 받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 선수가 되든 프로모터가 되든 건설업자, 기획자가 되든 결국 피를 흘리며 상대방을 두들겨서 승리를 쟁취하는 승자독식의 격투기시장에서 강원도라는 선수와 단어가 살아남는 방법을 신중하게 기획모색하는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니면 피를 흘리면서 링위에서 누워있는 신세가 되거나 파산한 프로모터가 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화제를 돌려, 위키피디아에서 ‘강원도‘라는 단어를 입력해 정보를 찾다가 흥미로운 부분을 찾았는데, 그 부분이란 아래와 같다.

‘대한민국 본토에서 유일하게 대도시가 하나도 없다. 대신 그만큼 국내에서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존이 상당히 잘 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도시가 하나도 없으나 자연환경과 생태계가 우수한 강원특별자치도가 추진하게 될 반도체인프라 육성사업에는 오히려 자연과 환경이 중심에 자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강원특별자치를 앞두고 반도체 분야에서 자연이 기술을 품고, 기술은 자연 속에서 자라는 꿈을 함께 찾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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