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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책]내가 안락사를 택한 이유…“사라지는 것 또한 존엄해야”

강릉 출신 박성규 작가 장편소설 ‘마지막 미션’

생명의 탄생은 축복이다.

그러나 삶의 끝에 오는 죽음에는 축복이 없다.

고통 없이 생을 마감하는 것, 그게 삶의 존엄성이다

박성규 作 마지막 미션 中

강릉 출신 박성규 작가가 안락사를 소재로 다룬 장편소설 ‘마지막 미션’을 펴냈다.

주인공 ‘승범’은 사랑스러운 아내와, 토끼 같은 두 자식을 둔 집 안의 가장이다. 한 분야에서 20년간 일을 해오며 자신에게 주어진 몫은 톡톡히 해냈던 그는 인생에서 큰일 없이 지나갔던 건강검진에서 재검 대상자가 된다. 이 때문에 그의 인생은 180도 뒤바뀐다. 일주일 동안 이어진 검사에서 결국 그는 ‘암’이란 단어 하나에 무너진다. 병마와 싸우며 병원에 있는 시간과 비례해 삶의 희망을 잃어가는 그는 가족들 앞에서 애써 밝은 기색을 보이지만, 그는 그 순간까지도 죽어가고 있었다.

존재하는 게 존엄하다면, 사라지는 것 또한 존엄해야 하지 않을까. 망가져 가는 몸과 마음에 자신보다 더 슬퍼하는 가족들 앞에서 그는 모두를 위한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한다. 사랑으로 가득했던 나날들, 뜻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온 죽음의 순간까지도 어쩌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기만 하다. 간호사가 천천히 약물을 주입하고, ‘승범’은 아내와 짧은 눈인사를 나눈다. 주사기 피스톤이 끝에 닿자, 그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가을 들꽃과도 같았다.

박성규 작가는 “죽음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의 아픔이 아닐지도 모른다. 꽃잎이 지는 그만큼의 아픔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바른북 刊. 272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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