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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유가 4% 급등…정부, 석유·가스 수급 상황 긴급 점검

대통령실, 이-팔 사태에 "경제영향 최소화할것…시장 모니터링 강화"
기재부·한은 "유가 변동폭 커…필요 시 관계기관 공조해 신속히 대응"

◇하마스, 이스라엘에 대대적 공세…이스라엘 "전쟁상황" 보복예고[EPA 연합뉴스]

속보=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유혈 충돌 여파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석유·가스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우리 경제가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며 긴급 대응에 나섰다.

9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상업거래소 전자거래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3.9% 상승한 배럴당 86.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89달러를 찍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원유 생산지가 아니어서 양측의 충돌이 원유 시장에 끼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온 뒤 트레이더들 사이에서 충돌 확대 우려가 커졌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보복할 수 있고,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까지 나온다.

이럴 경우 미국이 이스라엘에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포드를 전진 배치하는 가운데 이란이 전 세계 석유의 20%가 지나다니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은 2011년 미국의 원유 제재를 받자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었다.

이런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현물 금은 온스당 1,852.63달러로 1.1% 상승했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도 강세를 보여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2% 상승했고 엔화 가치도 0.1% 올랐다. 반면에 유로화는 0.3% 약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 5일 4.72%에서 4.80%로 상승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석유공사, 가스공사와 함께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따른 석유·가스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분쟁 지역이 국내 주요 원유·가스 도입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과 떨어져 있는 만큼 국내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도입에는 차질이 없는 상황으로 분석했다.

현재 중동 인근에서 항해 또는 선적 중인 유조선 및 LNG 운반선도 모두 정상 운항 중임을 확인했다.

산업부는 이날 회의에서 국내 석유와 가스 비축량 현황을 확인하면서 국내 수급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이전 중동 분쟁 사례 등을 분석하면서 석유 및 가스 가격의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향후 유가 상승세가 지속할지 여부는 이스라엘 주변 산유국의 대응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중동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67%와 가스의 37%를 공급하는 지역이며 중동의 정세가 우리의 에너지 안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며 "향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국내 수급 차질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유관 기관, 업계가 합동해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포탄(왼쪽)과 이를 요격하기 위해 발사된 아이언돔 요격 미사일(오른쪽)의 궤적[EPA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과 관련해 우리 경제가 받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관계 부처와 금융당국은 현재 분쟁 발생 이후 시장 상황과 예상되는 영향을 긴밀히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대부분 금융시장이 열리지 않아 본격적인 시장 상황은 파악하기 어렵다"며 "사태 전개 방향이 매우 불확실하므로 정부는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시장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금융당국도 이날 오후 한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과 관계기관 합동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높은 경계심을 갖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필요할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관계기관 공조하에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관은 "이번 사태로 국제 유가 변동 폭이 확대됐지만, 사태 초기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사태 전개 등과 관련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9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반도체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