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늘 밑 매미 신세(팔자)’란 부지런히 일하지 아니하고 놀기만 하면서 편안히 지내는 처지임을, ‘버마재비(사마귀) 매미 잡듯’이란 북한어로 뜻밖에 갑자기 습격함을,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지는 것은 매미 될 셈(뜻)이 있어 떨어진다.”란 굼벵이가 떨어지면 남들은 잘못하여 떨어졌으려니 하고 비웃을 것이나 제 딴에는 매미가 될 뚜렷한 목적으로 떨어진다는 뜻으로, 남 보기에는 못나고 어리석어 보여도 그렇게 함은 다 그 자신에게는 요긴한 뜻이 있어 하는 것임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굼벵이란 매미나 풍뎅이, 하늘소 따위의 딱정벌레 무리(곤충)의 유충(애벌레)을 말하거나 행동거지가 굼뜬 느림보를 비겨 쓰기도 한다.
그런데 속담 속의 굼벵이는 결코 매미 애벌레가 아니다. 그것은 지붕의 썩은 짚을 먹고 자라는 딱정벌레 일종인 ‘점박이꽃무지’의 애벌레다. 점박이꽃무지는 몸길이 17~24mm로 검은 구릿빛이고, 광택을 내며, 황백색 무늬가 있다. 그런데 땅속의 매미 유충이나 지붕의 점박이꽃무지의 굼벵이는 한방(한의학)에서 신장염이나 간경화증에 쓴다.
매미(선, 蟬, cicada)는 절지동물의 매밋과 곤충으로 우리나라에는 참매미, 말매미, 애매미, 풀매미 등 15종이 있다. ‘맴맴’ 운다고 ‘매미’라 이름 붙은 이 곤충은 종에 따라 크기는 가지각색이고, 일반적으로 몸 위에는 검은색 바탕에 녹색․흰색․노란색 무늬가 퍼져있으며, 아랫면은 연녹색이다. 커다란 겹눈이 머리 양쪽에 툭 불거졌고, 두 겹눈 사이에 홑눈 3개가 있으며, 더듬이가 아주 짧다. 입은 긴 침(바늘) 꼴로 나무줄기를 찔러 생즙을 빨므로 “매미가 이슬 먹고 산다.”라는 말은 말짱 거짓말이렷다.
매미는 알, 애벌레, 성충의 한살이를 하니 번데기 시기가 없는 불완전변태를 한다. 암컷은 배 끝에 달린 바늘 모양의 산란관으로 죽은 나뭇가지에 지름 2mm 정도인 알을 보통 5∼10개씩, 30∼40군데에 낳고 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