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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술취해 길바닥에 ‘벌러덩’…주취자에 골머리 앓는 경찰

강원지역 일평균 42.8건 주취자 신고 빗발쳐
대부분 유동인구 많은 지구대·파출소서 빈번
“술 깨거나 가족 연락 닿기 전까지 방법 없어”
“주취자 보호 방안을 추가로 모색해야” 당부

◇지난 3일 오후 6시50분께 춘천 신사우파출소 건물 앞에서 만취한 60대 A씨가 길바닥에 드러눕기 시작했다. 당시 근무 중이었던 신사우파출소 경찰관 전원이 A씨를 부축해 택시로 귀가시키려 했으나 실랑이 끝에 실패했다. A씨가 차량이 지나다니는 이면도로에 누워 있는 탓에 경찰관들은 술에서 깰 때까지 수십 분 넘게 교대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양원석 기자
◇지난 3일 오후 6시50분께 춘천 신사우파출소 건물 앞에서 만취한 60대 A씨가 길바닥에 드러눕기 시작했다. 당시 근무 중이었던 신사우파출소 경찰관 전원이 A씨를 부축해 택시로 귀가시키려 했으나 실랑이 끝에 실패했다. A씨가 차량이 지나다니는 이면도로에 누워 있는 탓에 경찰관들은 술에서 깰 때까지 수십 분 넘게 교대로 보호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양원석 기자

강원지역에서 매일 40건 이상의 주취자 신고가 빗발치며 일선 현장의 경찰관들이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처리가 지연되는 주취자 신고 대부분이 긴급 출동이 잦은 도심 지구대와 파출소에 몰리면서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본보가 입수한 올해 전국 지역별 주취자 신고 건수 자료에 따르면 강원지역은 1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만1,749건의 신고가 집계됐다. 하루 평균 42.8건의 주취자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겨울철(1~3)월에 일평균 28.5건이었다가 유동인구가 급증하는 여름철(7~9월)에 53.5건으로 증가했다. 가을이 시작된 지난 9월에도 1,602건의 주취자 신고가 빗발쳤다.

실제로 이달 3일 오후 7시께 춘천 신사우파출소 앞에서는 만취한 60대 A씨가 길에 드러누워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근무 중이었던 신사우파출소 경찰들이 A씨를 부축해 택시로 귀가시키려 했으나 실랑이 끝에 실패했다. 경찰들은 A씨가 술에서 깰 때까지 수십 분 넘게 교대로 보호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 6일에는 오후 6시40분께 춘천 후평지구대에 ‘주취자가 바닥에 드러누워 있다’는 시민의 신고가 접수, 경찰관들이 현장으로 출동해 귀가 조치시키기도 했다.

더욱이 주취자 발생 신고의 대부분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지구대와 파출소에서 빈번해 경찰관들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도내 1급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B 경찰관은 “주취자가 술에서 깨거나 가족과 연락이 닿기 전까지는 도무지 손쓸 방법이 없다”며 “주취자 신고 처리에 매달려 있을 때 교통사고, 폭행, 강도 등의 긴급 출동 신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남재성 한라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부족한 지역경찰 인력으로 주취자 신고 등을 처리하다 보면 긴급 신고 대응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매뉴얼부터 세부적으로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매뉴얼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응급의료센터의 주취자 보호에 더해 추가적인 보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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