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에 거주 중인 이모(42)씨는 전세 계약 당시 1억1,000만원에 계약했지만 현재 2년 전 평균 전세가 대비 500만원이 떨어져 역전세 상황에 놓였다. 재계약을 앞두고 있지만 이씨는 새로운 집을 얻을까 고민 중이다. 이씨는 “전세값이 다른 아파트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불안감에 그냥 다른 곳으로 옮길까 한다”고 말했다.
강릉에서 직장 생활 중인 심모(35)씨도 깡통전세 피해 우려에 결혼 한 달을 앞두고 끌어모을 수 있는 자금가 대출까지 최대치를 받아 겨우 신혼집을 구했다. 심씨는 “매매가 3억5,000만원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으로 3억원을 요구하는 등 상대적으로 전세보증금이 높아 혹시나 하는 걱정에 무리를 해서 집을 구입했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면서 강원지역 깡통전세 주의보가 다시 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최근 1년간 아파트 전세가율 80% 이상인 지역은 전국 총 19곳이다. 강원지역에서는 강릉이 82.1%로 전세가율 80%를 넘기며 전국서 네번째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9월 기준 최근 1년간 강원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77.1%로 전국 평균 68%보다 9.1% 높게 나타났다. 강원지역 18개 시·군 중 11곳이 70% 넘으면서 깡통전세 위험 신호가 커졌다. 거래가를 토대로 한 전세가율이 7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 신호로 본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세가격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강원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감소했다. 전세가격은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이달 첫째주 0.01%, 둘째주 0.02%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강원지역에 역전세가 발생한 아파트는 200여건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종합 정보플랫폼 '호갱 노노'의 역전세 현황을 살펴보면 올 8~10월 최근 3개월 간 도내 아파트 역전세 발생은 208건이다. 원주가 69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강릉(42건), 속초(34건), 춘천(27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성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특별자치도회 부회장은 “깡통전세 피해를 예방하려면 시세의 70%가 넘는 전세는 피해야 한다”며 “계약 시 직거래를 지양해야하고 반드시 공인중개사와 함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