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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발언대]대북전단 살포 집회신고를 바라보며

김영희 고성 현내면 대북전단 살포방지 비대위원장

‘흉년에 윤달이 끼었다’는 말이 있다. 빨리 지나가야 할 흉년에 윤달이 들어 어려움이 그만큼 계속된다는 의미다. 지금 우리 고성군 현내면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오늘도 옆집 누구 엄마 아버지는 뭐 일자리 좀 없냐고 나에게 물어본다. 면사무소에 일이 있어 가끔씩 가보면 일자리 좀 없냐고 직원에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하루에도 몇 분씩 보인다. 특히 겨울철은 더하다. 공공근로, 바다일자리 등으로 하루 생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우리 지역에 많이 계시는데 겨울에는 이런 일자리사업도 중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흉년에 윤달이 끼었다’는 말이 실감나는 시기다.

요즘 하루 일과 중 하나가 바람의 방향을 보는 것이다. 남동풍이 불면 초조해지고 불안해진다. 바람이 불면 사람이 초조해질 수도 있다는 걸 나이 60세가 훨씬 넘어 느끼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과 자유북한 운동연합이라는 단체가 지난 11월19일부터 12월18일까지 고성군 마차진 해변 주차장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하겠다는 집회신고를 했다고 한다. 이 한 달이 우리 현내면에서는 윤달이다. 접경지역에 사는 주민으로서 북한의 인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또 납북자들에 대한 집회신고 단체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풍선날리기와 같은 방식이 과연 납북자 또는 그의 지인 등이 그 전단을 볼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그럴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고 본다. 오히려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지역의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불편을 초래하는 나쁜 결과들이 나와 걱정스러울 뿐이다. 현내면은 화진포 해변 등 천혜의 관광지이지만 대규모 숙소가 없어 체류형 관광이 힘들고 일일 관광만이 가능한 여건이 어려운 지역이다. 대북전단 살포 집회신고를 한 납북자가족모임과 자유북한 운동연합 대표분께 정중히 부탁드린다. 북한의 인권을 걱정하는 마음은 고맙고 뜻깊게 생각하지만, 지금과 같이 접경지역에서 풍선을 날려 홍보하는 방식은 자제해 주시면 고맙겠다. 지역의 주민 생존권을 담보로 하는 이런 식의 대북전단 살포는 더 이상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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