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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생물이야기]“거미는 농사짓는 데 매우 고마운 익충이다”<1265>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거미는 생활방식으로 3가지로 나눈다. 첫째로 나뭇가지 사이나 돌 틈, 구석진 곳 등에 그물을 치는 놈, 둘째로 한 자리에 머물러 사는 땅거미나 물거미, 셋째로 돌아다니다가 먹을 것을 발견하면 잡아먹는 떠돌이가 있다. 높다란 공중에다 널따랗게 집을 짓는 놈은 전체 거미의 1/3 정도이고, 땅거미는 깔때기 모양의 덫(함정)을 지어 놓는다. 덫 위에다 거미줄 너스레(흙구덩이에 걸쳐 놓는 막대기)를 깔아 놓고 안에 몰래 숨어 있다가 먹잇감이 허방(구덩이)에 빠지면 뛰어나와 덮친다.

그런데 어찌 끈끈한 실에 제 몸(거미 날줄)은 나일론 실처럼 매끈하고, 씨줄만이 끈적거린다. 다시 말해서 거미가 그물 위를 어슬렁거릴 때 날줄만 밟지 진득한 씨줄은 건드리지 않는다. 거미줄은 단백질로 거미 몸속 실 샘에 있을 때는 액체이지만 방적돌기에서 나와 공기를 만나자마자 수소 결합을 하면서 곧바로 단단한 고체로 변한다. 그리고 거미줄은 탄력(팽팽하게 버티는 힘)이 좋아서 네 배까지 늘어나고, 뼈보다 단단하며, 강철이나 나일론보다 질기다고 한다.

그런데 집짓기는 암놈이 하고, 수놈은 빈둥빈둥 근처(가까운 곳)에 서성거리기만 한다. 거미 암컷이 무지하게 크다면 수컷은 너무 작아서(어떤 종은 고작 암놈의 1%에 지나지 않음) 딴 종으로 보인다. 암컷이 커다란 집 한가운데에서 한갓지게(한가하고 조용하게) 거꾸로 매달려 있고, 어리보기(말이나 행동이 다부지지 못하고 어리석음) 꼬마 수놈은 저 멀리 그물 끝자락에 머문다.

그나마 짝짓기를 끝내면 죽거나, 아니면 사마귀처럼 교미하다가 암놈에게 잡아먹힐지도 모를(평균 60%가 먹힘) 수컷들이다. 사마귀 암컷이 교미 중에 느닷없이 수컷을 잡아먹어 버리는 습성을 ‘성적동족포식(性的同族捕食)’이라 한다고 했다. 짝짓기를 끝낸 거미 암놈은 실로 알 담을 고치(주머니) 만들기에 온 힘을 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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