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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청봉] 인제군 산업지도 바꿀 전기차 배터리 단지

최영재 인제주재 부장

충전시설 제조기업 유치
도·군·KCL 등 업무협약
방치된 농공단지 활성화

관련 업체 추가 입주 계획
배터리 클러스터 등 조성
침체 경제 재도약 기회

산과 강, 대자연이 최대 강점인 인제군에 최첨단 에너지 산업이 유치돼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말 인제군청 회의실에서 의미 있는 협약식이 있었다.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인제스피디움,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제조기업,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제 귀둔 농공단지 입주 및 전기차 배터리 산업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번 전기차 충전시설 기업 유치는 입주 기업이 없어 사실상 방치되던 인제읍 귀둔 농공단지의 활성화 방안을 찾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총 5만4,000여㎡ 규모로 조성된 귀둔 농공단지는 전체 17개 필지 중 2021년 KCL이 3필지를 분양받은 후 기업 유치 실적이 없었다. 최초 구상했던 자동차 튜닝 클러스터가 지지부진하자, 내부에서 단지의 주 업종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이 같은 현실에서 미래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업체 유치는 큰 성과로 다가오고 있다. (주)홍진에너텍은 모기업인 (주)홍진과 미국의 VEPCO(버지니아전력공사), 중국의 배터리회사인 CATL·네뷸라의 협약을 통해 설립된 기업으로, 미국과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산업과 연계시켜 ESS(Energy Storage System·전기 저장 장치)를 활용한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주력 사업은 ‘ESS를 활용한 전기차 배터리 충전시스템’이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는 어떤 이유로 인제군에 터를 잡기로 결정한 것일까? 그 배경을 들어보면 인제군의 입지적 여건이 꽤 좋다는 데 동의하게 된다.

귀둔 농공단지 내 유일한 입주기업인 KCL 모빌리티센터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등의 안전성을 시험하는 곳으로 사업상 연관성이 깊다.

그리고 인근에는 인제스피디움이 있다. 인제스피디움은 대회 때에는 모터스포츠 경기장으로 활용되지만 그 외에는 전기차 배터리 초급속 충전장치의 실증 및 테스트 공간으로서 향후 전기차 관련 산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또 국제무역항인 속초항과 거리가 가까워 향후 제품 수출입에 유리하다는 점과 고속도로 인제IC와의 접근성도 좋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인제군은 이번 기업 유치를 시작으로 귀둔 농공단지에 관련 업체를 추가 입주시켜 이 일대를 전기차 배터리 클러스터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올해 초 중국의 ESS 배터리공장을 직접 다녀온 후 그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 분야에 행정·재정적 지원은 물론,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 지원,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된 신규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공단지 입주 예정 업체는 초기 귀둔 R&D센터 10억원 투자를 시작으로, 충전기 공장 60억원, 나아가 ESS 배터리공장 300억원과 전기 선박조선소 200억원 등 500억원대 장기 투자 목표를 청사진으로 제시했다. 계획대로 실현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현 단계에서는 미래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발판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 그 발판을 딛고 침체된 경제와 산업이 재도약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인제군은 철도역 개통 시기인 2027년을 기점으로 관광객 1,000만명의 관광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수많은 내방객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겠으나 주민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산업 일자리 확충일 것이다. 첨단 기업들의 고용 창출에 따른 젊은 인력 유입은 도시 성장을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신규 일자리와 관광 산업이 어우러진 인제군의 달라지는 산업 경제 지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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