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의 원내사령탑인 5선의 권성동 의원이 전현직 대통령들과 잇따라 회동하는 등 탄핵정국의 비상 상황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차기 당권 및 대권 도전설까지 흘러나오면서 권 의원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함께 한남동 관저를 찾아 윤석열 대통령과 30분 넘게 면담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 때 거리를 두기도 했지만 여전히 윤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대선 당시 '킹 메이커'로 활약, '원조 친윤(친윤석열)'으로 불렸다.
전직 대통령과의 회동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3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8년 만에 만나 2017년 국회측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것을 두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일인데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는 답을 받아 당내에서는 권 의원이 "(정치적) 사면을 받았다"는 말도 나왔다.
8년만에 되풀이된 탄핵정국에서 사뭇 다른 입장에 놓이게 된 권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과의 회동으로 마음의 짐을 털게 됐다는 분석이 많다.
앞서 지난달 17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비상계엄 후 탄핵정국 수습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권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에게 당의 방향 등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이 전 대통령도 권 원내대표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힘을 실어줬다.
원내대표로서 당 지지율 상승을 이뤄내고, 힘 있는 리더십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여당 중진 의원은 "대야 전투력이 확실하고, 혼란한 시기임에도 의원들을 단일대오로 끌고 갈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차기 당권에 도전할 경우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 당대표는 시도지사 공천권을 갖고 지방선거를 총괄 지휘하는 권한을 갖는다.
대권 도전설과 관련해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는 자리"라며 본인은 손사래를 치고 있으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통령 탄핵 상황을 거치면서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 못지 않게 무게감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명태균 사태 등 여러 정치적 변수가 있는만큼 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가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원조 친윤'이라는 부담을 극복하고 오히려 상황을 잘 수습하면서 본인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며 "탄핵정국 이후에는 지금보다 체급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