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아닌 3월 폭설로 18일 전국 곳곳에서 출근길 교통 체증과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했다.
최근 42㎝의 폭설이 내린 강원지역은 밤사이 또다시 눈이 내리자 하루 만에 '비상 2단계'를 가동했다.
강원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5시 15분을 기해 춘천·철원·화천·인제·양구·양양·고성·속초·강원북부산지 등 9곳에 대설경보를 발효한다고 밝혔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20㎝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교통 정체나 시설물 파손 등에 유의해야 한다.
원주 등 10곳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날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내린 눈의 양은 화천 14.3㎝, 철원 외촌 14㎝, 춘천 북산 8.9㎝, 횡성 강림 6.9㎝, 인제 신남 6.6㎝, 평창 5.4㎝ 등이다.
또 고성 현내 12.8㎝, 향로봉 10.9㎝, 진부령 6.5㎝, 속초 5.8㎝, 고성 미시령터널 4.1㎝, 강릉 왕산 3.2㎝ 등으로 산지와 북부 동해안에도 많은 눈이 쌓였다.
도내 대부분 지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눈은 이날 밤까지 이어지겠다.
예상 적설량은 동해안·산지 10∼30㎝, 내륙 5∼15㎝이며 산지와 북부 동해안의 경우 많은 곳은 40㎜의 눈이 더 쏟아지겠다.
이날 오전 7시 현재 아침 최저 기온은 설악산 -11.9도, 철원 임남 -8.6도, 삼척 하장 -8.3도, 대관령 -7도, 태백 -5.8도, 횡성 안흥 -4.1도, 춘천 -0.9도, 강릉 -0.1도, 원주·동해 각각 0도 등이다.
일부 지역은 밤사이 기온까지 영하권으로 떨어져 내린 눈이 얼어붙는 등 출근길 혼잡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인명과 재산 피해는 없으나 강원 고성군 대진리∼마달리, 거진뒷장해안도로 등 2곳이 폭설로 통제되고 있다.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태백산 등 국립공원 주요 등산로 67곳의 탐방로도 통제 중이다.

밤사이 차량 지붕에 쌓인 눈을 치우고 이른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눈이 쌓이거나 빙판이 된 도로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속도를 줄인 채 엉금엉금 나서기도 했다.
많은 눈이 내리자 강원도는 이날 오전 5시 30분을 기해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에서 비상 2단계로 올려 도로 제설에 나섰다.
도와 각 시군은 833대의 장비와 810명의 인력을 투입해 눈을 치우고 있고, 소금과 염화칼슘 등 제설제를 뿌리는 등 눈길 사고 예방을 위한 제설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산간 지역 노후주택과 비닐하우스 등 취약 시설은 추가 강설에 따른 2차 피해가 없도록 각별한 대비를 당부했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고 싸락우박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1시부터 17일 오전 10시까지 내린 눈의 양은 구룡령 42.5㎝, 삼척 하장 38.4㎝, 고성 미시령터널 34.2㎝, 평창 용산·대관령 34㎝, 향로봉 33.7㎝, 삼척 도계 33.4㎝, 진부령 30.5㎝ 등이다.
기상청은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고 싸락우박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지역에 발효 중인 대설주의보는 역대 가장 늦은 대설특보로 알려졌다.
서울시 교통정보센터(TOP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도심 전체 통행 속도는 시속 17.9㎞이고, 서울시 전체 통행 속도도 시속 21.4㎞로 서행 중이다.
강변북로(동호대교 북단∼반포대교 북단), 청계천로(청계 2가∼광교) 등은 시속 14㎞로 정체고, 동부간선도로(성동JC∼동부간선도로∼강변북로램프)도 시속 26㎞로 차가 밀리고 있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면서 교통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6시 18분께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 정릉터널 입구에서는 차량 간 추돌 사고가 발생했고, 6시 36분께 성수대교 남단 →북단 방향에서는 승합차 1대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 난간을 들이받았다. 다행히 두 사고 모두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직장인들도 출근길 교통 체증으로 불편을 겪었다. 각급 학교 학생들도 등교 채비를 서둘렀다.
인도에도 눈이 쌓이면서 행인들이 미끄러지거나 총총 걸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기 성남시에서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직장인 이모(28) 씨는 "차가 막혀서 다들 지하철을 이용하는 건지 사람이 너무 많아 벌써부터 지친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31) 씨는 "눈이 많이 온다고 해서 일찌감치 출근했는데 버스가 통 움직이질 않는다"며 "지각하는 게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오전 5시 15분께 폭설로 인해 의정부경전철 전 구간에서 2시간 10분간 운행이 중단되면서 출근길 시민들이 전동차를 이용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었다.
의정부경전철 관계자는 "열차를 감지하는 선로 신호기가 눈에 덮이면서 운행이 중단됐다"며 "제설 작업을 거쳐 오전 7시 25분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