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4일 내려진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지 111일 만이며 역대 최장인 38일간의 평의 끝에 내려지는 결론이기에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선고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의 파면 또는 직무 복귀가 결정되고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중대한 갈림길에 서게 된다. 국민의 시선이 헌재로 향하는 지금, 정치권과 국민 모두는 헌재의 판결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탄핵심판은 단순한 권력 투쟁이 아닌 헌법과 법률의 기준에 따른 국가 최고 권력자에 대한 법적 판단이다. 그만큼 정치적 해석이나 정파적 이해를 앞세우기보다는 헌재의 판결을 법치주의의 최종 결정으로 존중해야 한다. 헌재는 11차례의 변론과 16명의 증인 신문을 통해 사실관계를 면밀히 살폈으며 대통령 직무의 정지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사안을 신중하게 판단해 왔다.
국회가 제기한 쟁점은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헌법과 계엄법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다. 헌재는 그 위법성이 대통령 파면 사유로서 충분히 중대한지, 그리고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였는지를 따질 것이다. 만약 위법성이 인정된다면 탄핵은 인용될 것이고, 반대라면 기각되며, 요건 미비 시 각하될 수도 있다. 어떤 결론이 나든 그 결과는 헌법기관의 판단이며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더욱이 이번 판결은 단지 윤 대통령 개인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 탄핵은 국가의 통치체계 전체를 흔드는 중요한 사안이기에 여야는 결과에 따라 극단적인 정치적 대응을 자제하고 국민 통합을 위한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조기 대선이라는 초유의 국면을 맞이하게 되며 여야의 책임감은 더욱 막중해진다. 여야는 승복과 절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하며 갈등의 불씨를 댕겼고 헌재의 판결이 이를 봉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만약 여야가 이번 판결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다면 국론 분열은 더 깊어질 것이며 헌재 판결의 권위마저 훼손될 우려가 있다. 여야는 법적 판단 이후의 혼란을 부추길 것이 아니라 국민을 안정시키고 갈등을 수습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국민 또한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탄핵이라는 엄중한 정치적 사건은 분노와 감정으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법과 원칙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헌재의 결론에 동의하든 그렇지 않든 법치주의 국가의 일원으로서 판결을 수용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헌재 선고 직후 SNS를 통한 여론 분열이나 도심 집회 등은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헌재의 판결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탱하는 기준이다. 법의 결정 앞에서 모두가 겸허히 수용하는 태도가 바로 성숙한 민주주의를 보여주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