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가 위나라에 방문했을 때 "인구가 많아졌구나"라면서 감탄했다. 이때 수레를 몰고 있던 제자 염유는 "이미 인구가 많아졌습니다. 인구가 번성해진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공자는 "백성들의 생활을 넉넉하게, 잘 살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염유가 다시 "이미 백성들은 잘 살게 됐습니다.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합니까"라고 묻자 공자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논어 자로편 제9장에 나온 말이다. 해석하자면 공자는 인구가 많아져도 넋 놓고 있지 말고 백성들을 잘 살게끔 해주고, 나아가 교육을 통해 지성과 덕성을 함양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달리 보면 아무리 번성했던 인구도 잘 살게 해주지 못하면 한 순간에 줄어들 수 있다는 건데, '잘 살 수 있음'이 인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양구를 비롯해 군(郡)지역의 가장 큰 이슈는 출생아 감소와 고령자 증가일 것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인구 소멸 경고는 이미 시작된 지 오래다.
지난해 말 기준 양구군 인구는 총 2만6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435명 감소한 것으로 인구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최근 5년 간 연 평균 428.6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2년 이내에 2만명이 붕괴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2030년에는 1만9,000명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물론 양구 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부분 기초 지자체 모두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때문에 각종 출산 장려 및 주거 지원, 기업 유치 등이 총동원되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이같은 정책에 목 메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십중팔구 '인구 증가'를 목표로 꼽을 것이다. 그런데 인구가 현 상태를 유지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 이상이어야 한다. 즉 부모 2명이 자녀를 2명 낳아야 인구가 유지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이 전국 지자체 중 압도적으로 높은 전남 영광군은 지난 한해 1.71명에 그쳤다. 지역사회가 원하는 최종 목표는 인구 증가가 맞지만, 장기 추세로 보면 과연 그 목표가 실현될 지 의문이다.
인구는 계속 줄고 있으니 새로운 인구 개념인 생활인구와 체류인구가 주목되고 있다. 말 그대로 주민등록지가 아닌 지역에 소재한 직장에 근무하거나 학교를 다니는 경우, 관광·휴양지를 방문해 체류하는 경우 등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해 9월 기준 이들의 도내 카드 사용 비중은 56.7%로 전국 7개 광역도(제주 제외) 중 가장 높다. 생활·체류인구가 강원 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셈이다.
양구군의 경우 오래 전부터 스포츠마케팅에 집중해 생활·체류인구를 늘려 오며 상당한 경제 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한반도섬 일대 야간 경관조명과 전망대, 한반도섬과 인접한 파로호 꽃섬에 하늘다리를 조성하는 등 '양구에서 즐길 수 있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는 지역 간 무한 경쟁이 계속돼야 하며, 관광 자원은 사실 전국 어디에 가도 있다. '여기 아니면 안 돼'라는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것이다. 연간 370만명이 방문하는 충남 예산시장과 '여수 밤바다'처럼.
불편한 사실이지만 인구는 계속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잘 살게 해주는' 킬러 콘텐츠의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