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으로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부천사’ 그리고 ‘봉사요정’. 강원도지체장애인협회 홍천군지회 이병길(69) 부회장의 또 다른 이름이다. 수입은 적지만 기부로 세상을 밝히고 몸은 불편하지만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다.
이병길 부회장은 국내에 단 2,500여명만 등록된 선천성 희귀질환 ‘혈우병’ 환자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병이었지만 2006년에서야 정식 판정을 받았다. 이때부터 치료비, 입원비, 약제비 등 그동안 감당할 수 없었던 비용을 모두 감면 받게 되자 주변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기부다. 이 부회장은 매달 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으로 100만원씩 수령한다. 몸이 불편해 고정적인 수입은 연금이 전부이지만 이중 50만원을 매달 기부하고 있다. 또 장기·바둑대회, 화훼장식 기능대회 등에 출전해 받는 상금은 물론 각종 기관·단체에서 지역 우수 봉사자로 선정되며 수상하는 포상금 역시 기부금으로 사용한다. 한달 수입이 100만원에 불과한 이 부회장이 20여년간 기부한 금액은 2억원을 넘어섰다.
몸이 불편해 똑바로 서지도 못하며 이동할 때는 반드시 휠체어가 필요하지만 중증장애인의 봉사자로도 활동중이다. 이 부회장 본인보다 고령의 장애인을 위해 서울, 춘천, 홍천 등의 병원으로 직접 운전하고 동행해 진료와 치료를 돕고 있다.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장애인을 찾아가 설거지, 청소, 식사 등의 봉사활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20일 제45회 장애인의날을 맞아 정부로부터 ‘제29회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포상금 500만원은 이미 지역 5개 단체에 100만원씩 성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이병길 부회장의 남은 인생의 계획은 하나다. “더 많은 포상금을 받아 기부하고 중증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