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삶을 담은 영화들이 이번 주 극장가를 찾아온다.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흥행 몰이 중인 ‘야당’이 베일을 벗으며 세기의 프리마돈나 마리아 칼라스의 생애를 그린 ‘마리아’가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 ‘자전거 탄 소년’도 재개봉해 진한 감동을 전한다.



■야당=수사기관의 브로커 역할을 하며 이익을 챙기는 마약범을 뜻하는 은어 ‘야당’.
대한민국 마약 수사 뒷거래의 모든 것은 바로 야당으로부터 시작된다.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수감된 이강수는 검사 구관희로부터 감형을 조건으로 야당을 제안받는다.
강수는 관희의 야당이 돼 마약 수사를 뒤흔들기 시작하고, 출세에 대한 야심이 가득한 관희는 굵직한 실적을 올려 탄탄대로의 승진을 거듭한다.
한편, 마약수사대 형사 오상재는 수사 과정에서 강수의 야당질로 번번이 허탕을 치고, 끈질긴 집념으로 강수와 관희의 관계를 파고든다.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강수와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관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상재까지. 인물들은 합법과 불법, 신뢰와 배신을 오가며 끊임없이 서로를 속고 속인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얽힌 세 사람의 지독한 추격전. 끝내 웃는 이는 누구일까? 청소년 관람불가. 123분.

■마리아=“준비가 끝나면 언제든 다시 노래할 거예요.”
음악이 인생의 전부였고 무대가 존재의 이유였던 불멸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라 칼라스(La Callas)’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그녀는 무대 위 유일무이한 존재였다. 하지만 영광스러운 시간들을 뒤로한 채 칼라스에게 남은 건 깊은 고독과 상할 대로 상해버린 목소리뿐이었다.
어느 방송국 기자에게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되는 영화는 음악과 사랑으로 가득 찼던 칼라스의 지난 삶을 곱씹는다. 17세 연상의 연인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헤어진 후 목소리까지 상해버린 칼라스.
오나시스가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했다는 소식은 칼라스의 삶에 겉잡을 수 없는 균열을 남겼다. 남은 것은 우울증과 불면증, 대인 기피증에 시달리는 병든 몸. 화려한 과거와 비참한 현재를 오가는 삶의 줄타기는 안젤리나 졸리의 열연으로 완성된다.
시대가 사랑했고, 시대가 외면해버린 칼라스의 삶이 다시 한번 스크린에서 뜨겁게 살아난다. 15세 관람가. 123분.

■자전거 탄 소년=잃어버린 자전거를 되찾고 보육원을 떠나 아빠와 살고 싶은 11세 소년 ‘시릴’.
조금만 기다리라는 아빠는 며칠이 지나도록 보이지 않고, 아빠가 사준 자전거마저 도둑맞았다. 어린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팍팍한 세상살이. 차가운 세상에 얼어붙은 시릴의 마음은 주변의 관심과 사랑에도 도무지 녹질 않는다.
끊임없이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며 다가오는 이들을 깨물기까지 하는 아이. 미움을 사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거짓말까지 밥 먹듯이 한다.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다가도 도통 고집을 꺾지 않는 모습에 결국 멀어지는 주변 어른들. 그렇게 다시 혼자가 되려는 시릴 앞에 사만다가 나타난다.
미용실을 운영 중인 그녀는 주말마다 시릴을 돌봐주기로 했다. 사랑의 페달을 함께 밟아줄 사람이 나타나자 아이의 마음도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기다려 줄 이가, 돌아갈 곳이 생긴 시릴은 다시 웃음을 되찾고 삶의 희망을 그린다. 12세 관람가. 8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