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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생물이야기]“파리 족통만 하다”<1280>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파리에 얽힌 속담이나 관용어가 많다는 것은 옛 사람들이 파리와 가까이 지내면서, 오랫동안 그들의 생태를 샅샅이 살펴본 탓이리라.

‘파리 족통만 하다’란 파리발만 하다는 뜻으로, 매우 아리송하거나 아주 작은 것을 의미한다. ‘파리 목숨 같다’란 초로인생이라는 뜻으로, 허무하고 덧없는 인생임을 말한다. ‘파리가 발 드리다(꼬다)’란 두 손을 싹싹 비벼 애걸복걸(빎)하거나 윗사람에게 아부(알랑방귀 뀜)할 때를, ‘작은 잔치에 파리 꾄다’란 남을 뜯어먹거나 이득을 보려는 사람을 뜻한다.

‘파리 날리다’란 무료하거나 손님이 없을 때를, ‘미운 파리 잡으려다가 성한 팔 상한다’란 나쁜 것을 없애려고 서툴게 행동하다가는 오히려 다칠 수 있음을, ‘파리 잡듯’이란 힘들이지 아니하고 죽여 없앰을 빗댄 말들이다. 그리고 ‘안다니 똥파리’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기저기 끼어들어 이것저것 아는 체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말이다.

‘오뉴월 똥파리(쉬파리) 끓듯’이란 멀리서도 먹을 것이 있음을 귀신같이 알고 달려오는 사람을, ‘쉬파리 똥 갈기듯 한다’란 주책없이 무책임한 짓을 함을, ‘쉬파리(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란 어느 정도 방해되는 것이 있다 하더라도 마땅히 할 일은 하여야 함을 비꼰 말이다.

우리가 집에서 흔히 보는 파리(승, 蠅, fly)는 집파릿과에 드는 곤충으로 중앙아시아를 원산지로 세계 어디나 널려있고, 전체 파리무리의 91%를 차지한다. 집파리(house fly)는 커다랗고 빨간, 아리따운 겹눈 두 개를 머리에 얹었고, 정수리에는 3개의 홑눈이 있다. 5~8mm로 온몸이 검정 털로 덥혔고, 곤충들이 다 그렇듯 암컷이 수컷보다 조금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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