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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청봉]춘천~원주의 소통 창구 'GHR', 하루 빨리 구축하자

허남윤 원주취재 팀장

강원특별자치도 행정중심도시 춘천과 경제중심도시 원주를 두루 경험하며 마음 한구석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강원을 대표하는 두 도시는 분명 뚜렷한 특색과 장점을 갖춘, 강원인의 소중한 공간이자 삶의 터전이다. 분명 '강원'이라는 브랜드를 더욱 빛내게 하는 도시로서 저마다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무언가 2% 부족하기만 하다.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면 춘천에서는 원주가 혁신도시와 기업도시를 모두 차지했다는 시샘, 원주는 500년 수부도시의 명성을 빼앗긴 것에 대한 상실감에 따른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참 하찮고 같잖은 이유들이다.

양 도시는 2001년 중앙고속도로(춘천~대구) 개통으로 한층 가까워졌다. 차로 달리면 1시간 남짓 거리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심리적 거리는 그 이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이런 생각이 앞설까. 교류와 연대의 부족 때문은 아닌지.

춘천과 원주를 잇는 철도가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원자치도는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춘천~원주 고속철도 연결을 최우선으로 밀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

사실 원주 지역사회에서는 춘천~원주 고속철도 연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은 아니다. 그저 이 노선이 생기면 춘천시민들이 원주를 경유해 강릉을 가고, 부산·목포로 향하는 수단에 불과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어느 모임에서 원주가 고향인 한 언론사 선배가 춘천~원주 고속전철의 명칭을 'GHR'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GHR. Gangwon Harmony Rail(강원하모니 레일)의 약자로, 듣고 보니 꽤 그럴싸했다.

춘천~원주 고속전철은 하모니(Harmony)가 핵심이어야 한다. 철도망 구축으로 인적 교류가 활발해지면 자연스레 더욱 가까워지고, 소통은 필연적으로 뒤따르기 마련이다.

춘천에서 막국수로 한끼 식사를 때우고, 원주 무실동에서 맥주 한 잔 걸칠 수도 있다. 혹은 원주에서 추어탕 한 그릇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운 후 구봉산에서 춘천 야경을 보며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도 충분해 진다. 서로 만남의 자리를 자주 갖다 보면 필연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 본다.

또 하나의 중요한 지점이 있다. 통일시대를 향한 빌드업이다. 춘천~원주 철도망은 철원~춘천~원주 강원내륙선으로 확장을 염두한다. 통일시대에는 평양으로 향하는 중요 간선망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철원 월정리역에는 '달리고 싶어 하는' 철마(鐵馬)가 있다. 그 꿈이 실현될 날을 준비하는 차원이다.

강원자치도는 춘천~원주 고속전철 철도망 구축에 혼자 힘으로 하기보다 춘천, 원주와 머리를 맞대 최선의 논리를 찾아야 한다.

춘천과 원주, 원주와 춘천은 강원 중심 도시로서의 상호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 서로의 장점을 응원하고, 부족한 점을 메우는 동반자 정신이 절실하다.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하는 축제의 교류도 순기능의 하나로 꼽힌다. 춘천을 대표하는 마임축제와 인형극축제, 원주를 대표하는 댄싱카니발과 만두축제, 에브리씽페스티벌 등 저마다 특색을 고루 갖춘 축제를 통해 교류를 쌓을 수 있다. 좀 더 나아가자면 상호 축제의 컬래버레이션도 기대해 본다. 마임축제 대표작을 원주에서도 감상할 수 있고, 댄싱카니발의 우승팀이 춘천에서도 공연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

춘천과 원주의 관계 증진은 또 다른 대표도시인 강원관광 중심도시 강릉과의 교류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춘천에서 열차를 타고 원주를 거쳐 경강선 라인을 타고 강릉으로 갈 수도 있다. 좀 더 확장하자면 그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춘천~원주 고속철도 연결선 하나가 주는 확장성이다. 강원자치도를 보다 가깝게 연결하는 철도망 확충, 더는 경제성 논리에 뒤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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