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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경제인대상 수상기업] ‘장 속 유익균’ 연구·생산 30년 역사, 30개국 수출

홍천 본사 비피도 비피더스균 전문 기업
마이크로바이오옴 분야 국내 최초 상장
미 FDA 인증 받은 독자 특허 균주 보유
건강기능식품 넘어 치료제 개발 가능성

◇홍천군 홍천읍 상오안농공단지에 있는 비피도 본사 및 제1공장 전경. 사진=비피도

장(腸)이 튼튼해야 무병장수한다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간, 심장, 신장 뿐만 아니라 뼈와 피부,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장-기관 축(gut-organ axis)’개념이 주목 받고 있다.

장 건강에 좋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유익균)로 흔히 유산균이 알려져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비피더스균이다. 장수 마을의 100세 이상 노인의 장내균총을 분석한 결과 비피더스균이 풍부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피더스균은 모유를 섭취할 때 가장 많고, 건강한 성인은 분변 1g 당 100억 CFU(균수를 측정하는 단위) 정도 있다가 노화가 시작되며 1억 CFU 이하로 급격히 줄어든다.

홍천에 본사를 둔 비피도(BIFIDO)는 비피더스균 건강기능식품 개발 분야에서 손 꼽히는 기술력을 갖춘 코스닥 상장사다.

◇비피도 본사에 걸려 있는 SCI급 논문, 특허증. 30년 가까이 축적한 기술력을 보여준다. 사진=신하림기자

■독자적인 특허 균주 보유한 기술 역사 30년= 지난 12일 홍천읍 상오안 농공단지 비피도 본사 겸 제1공장. 2층 로비에는 SCI급 논문의 첫 페이지, 특허증이 담긴 액자 수백 개가 벽에 걸려 있었다. 비피도 기업의 경쟁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식품공학 분야 박사인 박명수 대표는 “1999년부터 비피더스 균주에 대한 연구 개발을 통해 기술을 축적했고 SCI급 논문 260편, 국내외 특허 80건을 보유했다”고 말했다.

기술 기업인 비피도의 핵심 자산은 ‘춘천 신생아 똥 기저귀’에서 출발했다.

비피도의 창립자인 지근억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1989년부터 1998년까지 한림대 교수로 재직했다.

당시 연구팀은 춘천의 신생아 가정을 수소문해 똥 기저귀를 받은 다음, 모유 먹는 아기의 장 속에 풍부한 비피더스균을 연구했다. 이 과정을 거쳐 독자적인 특허 균주(BGN4, BORI, AD011) 발굴에 성공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안전성 인증(GRAS)까지 받았다.

◇비피도 연구원이 균주 플레이트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비피도

■대량 생산 기술력 확보 30개국 수출=비피더스균은 산소와 습도에 민감해 균주 대량 생산과 유통이 매우 까다롭다. 비피도는 대량 생산 분야에서도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했다.

우선 GMP(우수식품 제조관리기준) 인증을 받은 공장은 지난 2006년부터 가동 중이다.

프로바이오틱스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도 갖췄다. 건강의 유아의 분변으로부터 분리한 균주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특허 기술로 대양 배양하면서 중간 물질은 분리하며, 동결 건조를 통해 생균의 안전성과 활동을 보호하는 생산 시스템이 있다. 여기에 효능·안전성 평가, 품질 검사 체계까지 보유했다.

비피도는 현재 B2B(기업간거래)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OEM(주문자위탁생산)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비피더스균 등 프로바이오틱스를 스틱, 정제, 캡슐 등 다양한 형태로 섭취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생산 중이다.

홍천 본사와 제1공장, 하남 연구개발센터, 서울 사무소 등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108명에 달한다. 홍천 제1공장에 근무하는 생산직 직원의 80%는 춘천과 홍천에 거주하는 20~30대 청년들이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30여개국에 소재, 완제품을 수출하며 최근 3년간 연평균 142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지난 2023년에는 5백만불 수출탑과 함께 강원특별자치도의 ‘강원 수출 우수상’도 수상했다.

◇비피도 공장의 발효기. 사진=비피도
◇비피도 공장의 동결 건조기. 사진=비피도

■건강기능식품서 치료제로 확장 가능성=비피도는 1999년 설립 이후 마이크로바이오옴(인체 내 미생물 생태계) 기술 분야로는 국내 최초로 2018년 코스닥에 기술 특례로 상장했다.

비피더스균을 중점으로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제조 판매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동안 꾸준히 의약품 개발도 추진해 왔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제 개발을 추진했다.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지난해 경영 체제 변화로 더 커졌다.

환인제약이 비피도를 인수한 것이다. 환인제약은 비피도의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 연구개발 역량 및 파이프라인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건강기능식품 분야 시장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인수를 선택했다. 비피도가 보유한 비피더스균과 마이크로바이오옴 분야 기술력이 헬스케어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강원경제인대상 심사단은 “지역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으로서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지역 인재를 채용하며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수출 확대로 지역의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커지면서 성장을 통한 고용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명수 비피도 대표는 “환인제약의 헬스케어 건강식품 전문브랜드인 애즈유와 사업 연계를 하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 시장 내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 사업 목표”라고 말했다.

◇환인제약의 헬스케어 건강식품 전문 브랜드 애즈유가 비피도와 함께 출시한 신제품 ‘비피유 비피더스 면역플러스 프로바이오틱스’. 사진=비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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