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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2025 만해축전 전국고교생백일장]심사평

2025 만해축전 제27회 전국고교생백일장 심사는 지난 11일 낮12시부터 2시간 동안 백일장이 진행된 인제체육관에서 진행됐다. 각 부문별 11명의 심사위원들은 시, 시조, 산문 등 3개 부문별로 순위를 매겨 모두 45편을 본심 진출작으로 선정했다. 이어진 본심심사에서 각 부문 심사위원장들은 상위 진출작에 대한 심사를 다시 진행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두 번의 최종심을 거쳐 결정된 부문별 1위 작품을 모아 합평회(合評會)를 실시했고, 대상(국무총리상)과 축전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비롯한 43편의 최종 수상작을 선정했다. 이어 이날 오후 5시 강원일보 TV 유튜브와 인터넷(밴드), 모바일을 통해 수상자 명단을 발표했다.

△산문부문

2025년 만해축전 제27회 전국교교생 백일장의 글제는 ‘얼룩’과 ‘휴지’였고, 산문부분에는 420여명이 응시했다. 2시간여의 짧은 백일장임에도 불구하고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을 통해 문재를 돋보인 작품들이 많아서 심사위원들을 설레게 했다. ‘얼룩’은 주로 상처에 대한 것과 결부된 작품이 다수였는데, 다소 표면적인 해석에 머문 것이 아쉬웠다. ‘휴지’의 경우는 “하던 것을 멈추고 쉰다”는 뜻이 있음에도 “허드레로 쓰는 얇은 종이”에 국한된 상상력에 머물렀다는 생각이 든다. 대상으로 뽑힌 ‘얼룩의 미타’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제된 표현으로 잘 형상화 시켰다. ‘얼룩’이라는 글제를 독특하게 해석함으로써 성과 속의 개념을 한순간 무화시키는 주제의식이 잘 드러났다.

△시부문

시부문 심사는 오랜 전통을 확인하는 다양한 가능성들과의 만남의 자리였다. 만해의 문학이 언어와 존재와 세계이 그늘을 향해 있으면서도 빛나는 삶의 좌표를 보여주었듯이, 전반적으로 제시된 글제를 관통하는 주 흐름은 명명의 바깥에 웅크린 타자들에 대한 관심이었다. 다만 육화방식이 가족이나 학교 혹은 자아의 내면으로 패턴화 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그 중에서도 ‘얼룩이 자라는 아이’의 완미한 구조, ‘레몬과 거짓말’의 새뜻한 이미지, ‘암순응’의 만만치 않은 성찰적 이미지는 도두보아 마땅해 보인다. 자작나무의 옹이와 엽흔의 이미지를 통해 내면을 응시하면서 성장통의 서사를 엮어나가는 힘은 미래의 시가 지금, 여기로 도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시조부문

시조의 문체부장관상은 얼룩에 대한 성찰과 승화를 그린 권전민 학생의 ‘얼룩의 기억’으로 결정됐다. 권정민 학생은 얼룩의 제공자였던 어린 동생의 성장에 따라오는 말없는 응원에 힘입은 승화를 시조 형식에 잘 녹여 담았다. 다른 작품들도 현실에 비친 청춘의 초상 혹은 가족의 고단한 삶에 세상의 얼룩을 겹쳐 심화한 형상화가 돋보였다. 표면의 얼룩에서 내면의 얼룩을 성찰하는 시선들이 세상의 얼룩을 견디는 힘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시조형식의 또다른 가능성을 엿보게 된다.

■심사위원

◇심사위원장 = 이경자 소설가, 안도현 시인, 정수자 시조시인

◇예심심사 = 박제영, 손택수(이상 운문부문) 김나정, 신승철, 양선미, 원종국(이상 산문부문)

◇심사진행 = 이홍섭 시인, 김도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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