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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한일 정상회담 현장 리포트] 李 대통령·돗토리현 출신 이시바 日총리 '균형발전'에 각별한 관심··· 한일 공동 대응 성과로

李 대통령-이시바 日총리 정상회담
균형발전·수도권 집중화 해결 협의체 출범
이시바, 고향서 지역 소멸 위기 목격하며 관심
이 대통령도 "지역균형발전 새 정부 핵심과제"
양국 정상 공감대 형성하며 공동 언론발표 성사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부인 이시바 요시코 여사와 양국 정상 부부 친교 행사를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오후 4시55분. 일본 도쿄에 차려진 프레스센터에는 긴장감이 돌았다. 한일 정상이 회담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의 공동언론 발표 시간은 오후6시30분이었으나 회담이 길어지면서 이 역시 늦춰졌다.

오후 7시를 넘겨 발표된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공동 언론발표'에는 뜻밖의 사안이 포함됐다. 바로 수도권 집중 및 지역 발전 과제에 대한 공동 협의체 출범이다.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강원자치도 등 여러 지역이 관심을 가질만한 사안이지만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여러 핵심 사안들과 다소 먼 주제가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통상 한일 정상은 경제 분야의 협력과 확대를 주요 회담 성과로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지역 소멸과 수도권 집중 등 사회 분야의 의제가 공동 발표문에 이례적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 대통령은 "양 국의 저출산 고령화, 수도권 집중 문제 등의 과제에 대해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정책 경험 공유하며 해결방안 함께 모색하기 위해 당국 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도 "서로 지혜를 공유· 협력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양 정부가 협의체를 설치하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당연히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회담 이튿날인 24일 기자들에게 "'균형발전 문제' '지방창생' 등 서로 표현 방식을 달랐지만 두 정상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던 사안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의례적 설명으로 들리지만 실제 두 정상은 '균형발전' '지역 소멸'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과거 아베 정권 시절 초대 지방창생(地方創生)상을 지냈다. 지역 살리기와 균형발전 정책을 담당하는 역할이었다.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3가지 핵심 과제에도 '지방창생'이 포함됐을 정도로 여전히 관심이 많다.

이시바 총리의 고향은 강원도와 비슷한 면이 많은 돗토리현으로 어린시절부터 마을을 떠나가는 사람들을 직접 목격하며 지역 소멸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돗토리현은 강원자치도와 자매결연을 맺고 30년 넘게 교류를 이어와 강원도민들에게 친근한 지역이다. 이날 한일 정상회담 만찬에서는 돗토리현에서 만든 다이산 맥주와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에서 나는 안동 소주가 나란히 함께 배치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 역시 '균형발전'을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지역균형 발전은 새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라며 "소멸지역에 예산·정책 가중치를 두는 방안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대선 공약으로 국정과제에 포함된 '5극3특'(5대 초광역권·3대 특별자치도 육성)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지역 소멸 및 균형발전은 강원자치도가 오랫동안 고민해온 장기적 난제다.

한국보다 한 발 앞서 수도권 집중화 및 지역 소멸 위기를 경험한 일본과 공동 대응에 나설 경우 이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일본 현지에서도 이견이 없는 사회적 과제에 힘을 모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일본 도쿄=원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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