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에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생활용수 및 농업용수 부족과 식수난에 이어 단수까지 우려되고 있다. 비를 내려달라는 기우제까지 지내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정부와 지자체가 물 부족 해결을 위해 대책을 마련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당분간 비소식이 없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물 절약 등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요구되고 있다.
■제한급수에 주민 불편=역대급 가뭄이 이어지는 강릉에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물 절약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시행된 계량기 50% 잠금 제한급수에 불편이 커지고 있지만 각 가정에서는 최소한의 세탁과 설거지를 하고 마실 물도 아끼며 버티고 있다. 식당에서도 정수기 물 대신 생수를 먹는 등 상인과 고객 모두 가뭄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적극 참여중이다. 일부에서는 최악의 상황인 단수를 피하기 위해 물 사용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숙박시설을 비롯해 수영장, 사우나 등 상업시설의 영업 제한 필요성도 주장하고 있다. 이태하(40·강릉시교동)씨는 “마음이 불편해 혼자 있더라도 씻는 것조차 조심스럽고 밥 짓는 물도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며 “모든 시민들이 일상생활 불편에도 물 부족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수지 사용일수 단 20일=강릉지역 주요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977년 준공 이후 48년만에 바닥을 보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1,432만9,000톤 규모 오봉저수지의 24일 현재 저수량은 255만톤으로 저수율이 17.8%까지 떨어졌다. 사용 가능일 수는 단 20일에 불과하다. 강릉시는 저수율이 15% 이하로 떨어지면 수도 계량기 75%를 잠그는 강력한 제한급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농업용수는 아예 공급이 중단된다. 학교도 정상적인 학사일정과 급식 제공에 비상이 걸렸다. 강릉교육지원청은 상수도 공급이 중단될 경우 학교장 재량에 따라 단축수업을 운영하거나 빵, 우유 등 대체식을 검토하고 있다. 강릉단오보존회는 당분간 비 예보가 없자 지난 23일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대관령산신당·대관령국사성황사에서 기우제(祈雨祭)를 봉행했다.
■‘최악 가뭄 총력 대응’=사상 최악의 가뭄에 정부와 지자체가 총력 대응하고 있다. 강릉시는 중앙정부와 강원도에 △운반급수 예산 지원 △오봉저수지 사수위 이하 생활용수 공급 시설사업 지원 △연곡–홍제 간 송수관로 복선화 △공공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 국가계획 반영 등을 건의했다. 김성환 환경부 장관은 지난 22일 강릉을 찾아 가뭄 상황을 확인하고 도암댐 활용 방안을 살펴봤다. 김 장관은 “단기적인 대책은 물론, 중장기적인 대책을 빠르게 추진해서 강릉시민들이 가뭄으로 인한 고통을 겪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태 지사도 24일 강릉을 찾아 가뭄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김 지사는 “예비비를 편성해 운반급수를 위한 예산 25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