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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마음의 병 앓는 강원 소방대원…심리상담사는 단 9명

구급출동 현장 뇌리에 남아 트라우마 호소
심리상담 요청 건수 2년 사이 1,700여건 ↑
한병도 의원 “1소방관서·1상담가 배치 노력”

◇사진=연합뉴스

참혹한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들이 PTSD(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우울증 등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소방대원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정신건강을 보살필 심리 상담사 수가 역부족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강원도 소방대원 A씨는 지난해 3월 구급출동 현장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망자를 마주했다. 이어 이틀 뒤 당직 근무일에도 주택에서 목을 맨 사람을 봤다. 3일 사이에 두차례나 시신을 본 A씨는 이날 이후 PTSD에 시달려 6개월간 심리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 다른 소방관 B씨도 정신질환과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있다. B씨는 “교통사고로 구조 대상자의 상체 절반이 잘려나갔던 현장이나, 3일간 방치됐던 시신을 목격한 순간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른다”고 토로했다.

PTSD와 같은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소방관이 많아지며 ‘찾아가는 상담실’에 대한 수요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 소방관이 상담실에 심리상담을 요청한 건수는 총 1만2,297건에 달한다. 2022년 3,200여건에서 2024년 4,900여건으로 2년 사이 1,700여건이나 급증했다.

그러나 이들의 정신건강을 책임질 심리상담가는 단 9명에 불과하다. 1명의 심리상담가가 최대 4개 시·군을 순회하며 상담을 소화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문에 개인 또는 집단 상담, 심층상담, 긴급 심리위기 개입 등 다양한 형태의 상담을 진행하며 소방대원들의 정신건강을 돌봐줄 인력이 더 충원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원도 일선 소방대원 C씨는 “나와 동료 대원들의 정신건강을 살필 인력이 더 충원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공무원의 마음 건강을 국가가 돌보지 못하는 것은 명백한 방치”라며 “정부와 긴밀히 소통해 1소방관서당 1상담사 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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