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특별자치도의 인구 대비 체육시설 수는 전국 상위권이지만 도민들의 건강 지표는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강원도의 인구 10만명당 체육시설 수는 133.8개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124.3개)과 경기(124.0개)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건강지표는 정반대다.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 강원도의 걷기 실천율은 39.6%, 금연·절주·신체활동을 모두 지킨 건강생활실천율은 28.9%로 모두 전국 최하위였다. 근력운동 실천율도 27.7%에 그쳐 서울(37.3%)보다 10% 낮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국민생활체육참여율 조사에도 강원도의 성인 생활체육 참여율은 61.6%로 전국 평균(65.0%)보다 3.4% 낮아 하위권에 머물렀다.
시설은 많지만 실제 운동 참여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공공체육시설의 분포도 불균형하다. 강원도의 공공체육시설 수는 83개로 서울(58개)보다 많지만 대부분 시·군청 근방에 몰려 있다.
외곽 면 단위 지역은 게이트볼장이나 야외 운동기구 외에는 사실상 시설 공백지대라는 지적도 있다.
원주시 신림면에 사는 주민 이모(65)씨는 “게이트볼장 같은 야외시설은 있지만 겨울에는 쓸 수 없고, 실내 체육관은 시내까지 나가야 한다”며 “차가 없는 노인들은 사실상 운동을 포기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인구가 적은 지자체가 더 훌륭한 체육 인프라를 갖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양희구 도체육회장은 “지방의 작은 시·군은 인구 규모에 비해 체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편”이라며 “오히려 춘천·원주·강릉 같은 대도시가 인구 대비 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도내 체육 관계자 역시 “인제와 같은 지자체가 대도시보다 수영장이 많은 경우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