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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일반

'초강력 태풍' 라가사, 대만·필리핀 강타…두 자릿수 사망자 발생

◇대만 화롄 홍수. 사진=연합뉴스

초강력 태풍 ‘라가사’가 대만과 필리핀을 통과하면서 두 나라에서 각각 두 자릿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24일(현지시간) 대만 중앙통신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제18호 태풍 라가사의 영향으로 대만 화롄현에서는 인명 피해가 집중됐다.

호수가 범람하며 이날 오후 4시 기준 17명이 숨지고 32명이 다친 것으로 당국은 밝혔다.

실종자는 당초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색 및 구조 작업이 이어지면서 17명으로 줄어들었다.

인명 피해는 전날 오후 2시 50분께, 화롄현 광푸향(光復鄉) 일대에서 발생했다.

인근 호수가 범람하며 대규모 홍수가 마을을 덮쳤다. 이 호수는 약 두 달 전 산사태로 인해 마타이안강 상류에 형성된 ‘언색호’로, 태풍 직전에는 수심 200m, 저수량 9천100만㎥에 달해 수영장 약 3만6천 개 분량의 물을 담고 있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24일 16시 기준 제 18호 태풍 라가사(RAGASA) 위성사진 [기상청 제공]

태풍으로 많은 비가 쏟아지며 언색호가 범람했고, 이로 인해 약 6천만t의 물이 방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여파로 다리와 각종 시설물이 파손되는 등 물적 피해도 적지 않았다.

8천500여 명이 사는 이 마을 주민 가운데 약 60%는 자택 고층부에 머물며 피해에 대비했고, 나머지는 외부로 대피했다.

일부 주민은 온라인을 통해 "산사태로 생긴 호수를 당국이 방치했다"며, 이번 사태가 인재라고 주장하고 국가에 손해배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라가사는 대만을 지나며 필리핀 북부에도 큰 피해를 남겼다.

AP통신은 필리핀 북부에서 최소 1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며, 특히 22일, 카가얀주 인근에서 어선이 풍랑에 전복돼 7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다.

태풍은 이후 중국 남부 해안을 향해 이동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광둥성 양장시 하이링섬에서는 이날 오후 5시께 해안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태풍 중심에서는 최대 시속 144㎞의 강풍이 관측됐다.

광둥성 전역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대피했고, 12개 도시에서 학교와 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대중교통 운행도 중단됐다.

◇24일 16시 기준 제 18호 태풍 라가사(RAGASA) 예상진로도 [기상청 제공]

중국 SNS상에는 사재기로 인해 텅 빈 마트 모습이 공유됐고, 홍콩에서도 상황은 심각했다.

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도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교육기관도 22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홍콩 기상청은 이날 오전 2시 40분, 최고 수준인 '태풍 경보 10호'를 발령했다.

올해 남중국해와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한 열대 저기압 가운데 가장 강력한 태풍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기상청은 또, 이번 태풍이 1950년 관측 이래 남중국해에서 발생한 태풍 중 두 번째로 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라가사의 중심부 풍속은 한때 최대 시속 220㎞까지 치솟았으며, 현재 시속 약 22㎞의 속도로 서쪽 또는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한편, 전날 오후 3시 24분 홍콩 차이완 해안 방파제에서는 파도를 구경하던 일가족 3명이 급류에 휩쓸려 물에 빠졌고, 이들은 구조됐으나 어머니와 5세 아들은 위독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들을 구하려다 물에 들어간 아버지도 현재 치료 중이다.

◇대만 화롄 홍수 피해자를 업은 구조대원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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