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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나체사진으로 협박하며 채권추심…벼랑 끝 몰아넣은 불법사금융

법정 이자율 1,200배 이상 연 2만4,333% 적용
채권추심 협박용 사진과 가족·지인 연락처 확보
원리금 상황 지연시 나체사진 요구해 보관 협박
일부 피해자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하는 등 고통

◇불법사금융 조직원들이 보관한 채무자들의 차용증 촬영 사진. 강원경찰청 제공.

2만4,333%의 살인적인 이자로 35억원을 갈취하면서 불법 채권추심까지 시도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나체사진을 요구해 보관하다가 원금이나 이자 상환이 지연될 경우 전화·문자메시지로 협박하며 피해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혐의도 받고 있다.

강원경찰청은 불법사금융 3개 조직 총책 등 46명을 검거하고 이중 12명을 구속했다. 불법사금융 조직은 대출중개사이트에 ‘비대면 신속 대출’ 광고를 게시했으며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대부계약을 체결했다. 미등록 대부업체였지만 1,200명 가량의 피해자들에게 총 22억원을 빌려주고 법정이자율 연 20%의 1,200배 이상인 연 2만4,333%의 이자를 받으며 35억원을 갈취한 혐의다.

특히 피해자들과 대부계약 채결시 채권추심에 활용할 목적으로 주민등록증, 가족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가족이나 직장 동료 및 지인 10명의 연락처 등을 제출받았다. 지인들과 실제 연락한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 통화내역 등을 추가로 받아 실존하는 연락처인지 확인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또 피해자들에게 불법 차용증 작성을 강요하고 얼굴이 나오게 촬영한 사진을 전송받아 채권추심 협박용으로 보관했다.

원리금 등 상환이 지연될 경우 피해자들의 가족을 해할 것처럼 협박하는 것은 물론 가족·지인들에게 허위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추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피해자에게는 무릎을 꿇고 손을 들은 사진을 전송하라고 조롱하거나 나체사진을 요구해 이를 보관후 협박하기도 했다. 이에 대다수 피해자들은 정신과 치료, 퇴직, 가정 파탄 등 극심한 고통이 이어졌고 일부는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불법사금융 조직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주기적으로 아파트, 원룸 등으로 옮겨다니며 범행을 이어갔다. 단기간 고수익을 얻은 총책 등은 젊은 사업가로 행세하며 유흥비로 탕진하거나 외제차 등을 구입했다.

경찰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로부터 관련 제보를 받아 수사에 착수, 범행 수법 및 조직 규모 등을 파악한 뒤 범행에 사용된 52개의 대포계좌 거래내역 및 42대의 대포폰 통화내역을 분석했다. 이어 범죄수익금 규모와 3개 조직 등 일당을 특정해 검거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총책 등 조직원으로부터 범죄수익금 5억5,000여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고 말했다.

◇불법사금융 조직의 불법 추심 내용. 강원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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