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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조진웅, 박나래, 조세호, 이이경…메가톤급 의혹·폭로로 연예계 ‘휘청’

◇배우 조진웅. 연합뉴스.

조진웅, 박나래, 조세호, 이이경 등에 대한 각종 의혹과 폭로가 방송가를 뒤흔들면서 사회적 이슈로 번지고 있다. TV는 물론 스크린까지 누벼온 이들의 활동이 올스톱되면서 향후 관련업계에 미칠 영향도 관심이다.

배우 조진웅은 고교 시절 범죄 이력이 알려진 직후 은퇴를 선언했고, 개그우먼 박나래와 개그맨 조세호는 각각 갑질·불법 의료행위 의혹과 조직 폭력배 연관설에 휘말리며 활동을 일시 중단했다. 배우 이이경도 사생활 루머로 일부 방송 활동을 중단한 상태다.

조진웅은 10대 시절 저지른 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에 연예계를 떠났다. 그는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다"고 밝힌 뒤, 지난 과오에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선언했다.

조진웅의 갑작스러운 은퇴로 유탄을 맞은 작품은 tvN 드라마 '시그널'의 후속작 '두 번째 시그널'이다. 내년 상반기 방송을 앞둔 이 작품은 10년 만의 후속작으로 기대감을 키웠지만, 편성 여부와 시기 등이 모두 불투명해졌다.

◇개그우먼 박나래. 연합뉴스.

조진웅이 내레이션(해설)을 맡은 SBS 스페셜 4부작 다큐멘터리 '갱단과의 전쟁'은 해설자를 교체해 재녹음했고, KBS 1TV 다큐멘터리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는 유튜브에서 비공개로 전환됐다.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행위 논란'에 휘말리면서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그는 수년째 고정 멤버로 출연한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tvN 예능 '놀라운 토요일' 등에서 하차했다.

박나래가 출연할 예정이던 MBC 신규 여행 예능 '나도신나'는 제작이 취소됐고, 내년 상반기 공개 예정인 디즈니+ 예능 '운명전쟁49'는 내부 논의에 들어갔다.

박나래는 갑질 의혹을 폭로한 매니저와 만나 서로 간의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지만, 매니저 측이 한 방송에 출연해 이를 반박하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조세호는 조직폭력배 핵심 인물과 친분이 있다는 의혹에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여론이 악화하자 tvN '유퀴즈 온 더 블럭'과 KBS 2TV '1박 2일' 등 고정 출연 프로그램 하차를 결정했다. 다만 "모든 의심을 온전히 불식시키고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한다"며 복귀를 예고했다.

◇개그맨 조세호. 연합뉴스.

지난달에는 이이경이 온라인 상에 사생활 루머가 퍼지면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3년 간 출연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하차했다.

이이경 측은 루머 작성자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지만, '놀면 뭐하니?' 측에서 하차 권유를 받아 자진 하차를 선택했다며 제작진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조진웅의 경우 '소년범 논란'이 사회·정치적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물론, 일각에서 소년범 관련 처벌 기록은 본인만 열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언론 제보자가 당시 조진웅과 함께 처벌 받은 인원 중 한 명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는 등 관련 논란과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피해자와 국민 정서를 고려할 때 마땅한 응보라는 주장과, 30여년 전 범죄 이력 때문에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포기해야 하는 건 가혹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처벌보다 교화에 무게를 둔 소년법 취지를 고려한다면 죗값을 치르고 사회에 나간 소년범들이 평생 낙인을 찍고 살아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나래는 '주사 이모'라고 불리는 여성으로부터 수액 주사 등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법 의료행위 문제로 번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주사 이모' 의혹이 의료법과 약사법을 위반한 사례라며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유명인들과 관련된 의혹이 전 국민의 관심을 끌며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지는 것은 고장 난 사회적 시스템으로 인한 반작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우 이이경. 연합뉴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 시민들의 윤리적 잣대는 법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지만, 제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확실하게 응징할 수 있는 대상을 찾다 보니 대중이 인기를 회수하면 영향력이 사라지는 연예인에 (질타가)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중이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므로 이 현상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시민들의 도덕적 민감도를 낮추기보다는 사회 시스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확실한 검증 없이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헌율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연예인은 비공식적인 공인이다. 정부 관계자나 정치인들이 언제나 검증받는 것처럼 사회적인 지탄의 대상이 되곤 한다"며 "영향력과 비례해 잘못에 대한 책임을 분명하게 묻는 것은 맞지만, 정확한 검증이라든지 심사숙고 없이 단말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예인들의 활동 중단이 이어지면서 과거의 잘못이나, 사실 여부가 정리되지 않은 의혹 수준의 일이 현재의 직업 활동을 차단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쟁까지 더해지면서 이 같은 파장의 영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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