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대 강원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이 지난 3년 6개월간 가장 절박하게 매달린 화두는 ‘길(SOC)’이 아닌 ‘사람(소멸)’이었다. 본보가 제11대 도의회 출범 이후 진행된 5분 자유발언 299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의원들의 관심사가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 논리에서 인구·복지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속 가능성’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 압도적 1위 '지역 소멸 및 인구 정책(72건)' =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역 소멸 대응 및 인구 정책' 관련 발언이 72건(24.1%)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과거 도의회의 주된 관심사가 도로·철도 확충 등 SOC 개발에 집중됐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지역 소멸 위기가 단순한 경고를 넘어 '생존의 문제'로 닥쳐오면서, 의원들이 △육아용품 지원(지광천 의원) △외국인 유학생 유치(심영곤 의원) △농어촌 기본소득(김기철 의원) 등 인구를 지키고 늘리기 위한 파격적인 해법 제시에 몰두한 것으로 풀이된다.
■ 먹거리(15%)와 삶의 질(12%)이 뒤이어… SOC는 8% 불과= 2위는 '농림수산 및 환경(45건, 15.1%)'이 차지했다. 농가 소득 보전뿐만 아니라 기후 위기 대응, 생태계 보전 등 미래 세대를 위한 고민이 깊어진 결과다. 이어 '생활 안전 및 복지(36건, 12.0%)'가 3위를 기록하며 도민의 삶의 질을 챙기는 '체감형 의정'이 강화됐음을 보여줬다. 반면, 전통적인 단골 메뉴였던 'SOC 및 교통 인프라'는 24건(8.0%)에 그쳐 눈길을 끌었다. 이는 SOC가 중요하지 않아서라기보다, 인구 소멸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의원들의 우선순위가 '인프라 구축'에서 '사람 채우기'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