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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당근서 모여 술래잡기”…낯선 이들과 뛰노는 청년들

‘당근’ 어플 통해 익명 참여자 모집
추억의놀이 ‘경찰과도둑’ 전국인기
학생·취준생·직장인 등 청년 23명
“10년만에 뛰놀아 동심 찾은 기분”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 검색창에 ‘경도’, ‘경찰과 도둑’을 검색하면 지역별 모임 글이 수십 개 올라와 있다.

지난 27일 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경찰과 도둑' 단체방이 개설됐다. 모집인원 30명이라는 공지가 뜬 뒤 불과 10여분만에 마감 표시가 떴다.

SNS가 이제는 물건뿐 아니라 '함께 놀 사람'까지 이어준 셈이다.

공지에 게시된 약속 시간인 지난 29일 오후 7시 춘천 공지천 의암공원에 23명이 둥글게 모였다.

닉네임으로 서로를 확인하던 중 누군가 “진짜 오는 사람 있을까 했는데”라고 말하며 웃자 이내 분위기가 풀렸다.

곧바로 ‘경찰과 도둑’ 술래잡기가 시작됐다. 이 순간 만큼은 서로의 나이도 직업도 중요하지 않았다. 다들 운동장에서 모두 친구가 됐던 어린시절로 돌아가 한바탕 뛰어놀았다.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로 알지도 못하는 10대~20대 남녀가 한밤중 공원에 모여 2시간 가량 술래잡기를 벌이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였다. 참가자들은 고교생, 취업 준비생, 대학생, 직장인 까지 다양했다.

취업준비생 오서영(25)씨는 “요즘은 여가를 즐기려면 필수적으로 돈이 드는데 여기서는 체력과 친구들만 있으면 마음껏 놀 수 있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했다.

직장인 황모(29)씨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느낄 수 없던 원초적인 도파민”이라며 “사회생활에 젖어 있는 직장인들이 함께 나와 환기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춘천 공지천 의암공원에서 청년 23명이 모여 추억의 놀이인 ‘경찰과 도둑’, ‘얼음땡’ 등을 하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경찰에 잡힌 도둑들이 감옥으로 정한 구역에서 다른 도둑이 구하러 오길 기다리고 있다. 사진=고은기자
◇추억의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모습. 사진=고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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