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모바일 구독자 290만
문화일반

[아트투어, 강원의 지도를 새로 그리다]③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미학

-기차역에서 미술관까지, 이동도 예술이다

◇구글 나노 바나나 프로로 제작한 이미지.

2028년, 서울 용산에서 출발한 KTX-이음 열차가 99분 만에 강원특별자치도의 어느 도시 역사에 도착한다. 하지만 여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열차 문이 열리고 승강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미술관 입구에 도착하기까지, 이른바 ‘라스트 마일(Last Mile)’의 경험이 남아 있다. 과거의 관광이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는 ‘속도’의 문제였다면, ‘아트 투어’에서의 이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적 여정’이 되어야 한다. 기차에서 내려 역 앞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지루함이나, 덩그러니 놓인 도로를 걷는 막막함은 여행의 감동을 반감시킨다. 강원도 아트 투어의 성패는 이 물리적 단절을 어떻게 예술적 경험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구글 나노 바나나 프로로 제작한 이미지.

◇ 프랑스 낭트의 ‘그린 라인’

프랑스 서부의 도시 낭트는 ‘길 찾기’를 예술로 승화시킨 가장 모범적인 사례다. 낭트에는 복잡한 지도나 내비게이션 앱이 필요 없다. 그저 도시 바닥에 그려진 초록색 선, ‘그린 라인(Green Line)’만 따라가면 된다. 약 20km 이상 이어지는 이 선은 도시의 주요 유적지와 미술관, 그리고 골목 곳곳에 설치된 공공 미술 작품들을 끊김 없이 연결한다. 관광객은 이 선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미술관임을 실감하게 된다. 낭트 관광청은 이를 ‘끝없는 여행(The Endless Journey)’이라 명명했다. 단순한 페인트칠 하나가 이동의 스트레스를 ‘탐험의 즐거움’으로 바꾼 것이다. 원주역에서 뮤지엄 산까지 또는 강릉역에서 하슬라아트월드나 솔올미술관까지의 이동 경로가 이처럼 직관적이고 예술적인 가이드라인으로 연결된다면 철도망을 이용하는 ‘아트 투어족(族)’들의 유입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을 보인다.

◇구글 나노 바나나 프로로 제작한 이미지.

◇홍콩의 ‘아트 트램’

이동 수단 자체를 예술 작품으로 변모시킨 사례도 있다. 홍콩은 120년 역사의 트램(Tram)을 미래지향적인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트램 0(Tram 0)’ 프로젝트는 트램 내부에 AI와 LED 기술을 접목하여 창밖의 풍경을 실시간으로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를 송출한다. 승객들은 덜컹거리는 트램 안에서 홍콩의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트램의 외관 또한 녹색 페인트의 역사적 맥락을 담아 예술적으로 디자인됐다. 이는 단순한 운송 수단을 넘어, 탑승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되는 ‘움직이 갤러리’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8년 개통되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 백담역에서 내려 백담사 입구와 용대리 황태마을로 이어지는 약 8.2km 구간이 ‘라스트 마일’의 미학이 구현되는 사례가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친환경 트램 도입도 검토해 볼 만 하다. 숲속을 달리는 아트트램이 탄생한다면 색다른 볼거리, 즐길거리가 될 것이다. 홍콩과 낭트의 실험은 ‘연결’이 곧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강원도가 그려야 할 아트 투어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