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 만료를 앞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제도에 대해 "(기간) 연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해당 제도는 지난 정부 때 시행된 것으로, 주택거래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다주택자의 주택 매매 시 부과되던 양도세 중과분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제도다.
일각에서는 올해 5월 만료 이후 정부가 이를 연장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 대통령은 이 제도를 유예하지 않고 폐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제도와 관련해서는 "다주택은 물론, 1주택이라 할지라도 주거용이 아닌 투자·투기용이라면 장기보유를 이유로 세금 감면을 해 주는 것은 이상해 보인다"며 "이 제도로 매물을 막고 투기를 권장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1주택도 1주택 나름이다. 부득이 세제를 손보게 된다면 비거주용과 거주용은 달리 취급해야 공정하지 않겠나"라며 "당장 세제를 고칠 것은 아니지만 토론해봐야 할 주제들"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기간 연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직접 밝힘에 따라 서울을 포함한 규제지역에서 양도세 중과를 회피하려는 일부 다주택자들의 급매물이 당분간 시장에 풀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를 '초과 수요' 또는 '투기 수요'로 보고 규제해야 한다는 견해를 일관되게 밝혀 왔다.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2021년 문재인 정부에서 현행 구조를 완성했으나 윤석열 정부가 집권한 뒤 2022년 5월부터 시행령 개정을 통해 매년 시행을 유예해 왔다.
현재 과세표준에 따라 6∼45%인 양도세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를 가산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지방소득세 10%까지 적용하면 3주택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에 달한다.
올 5월9일 유예조치가 실제로 종료되면 작년 10·15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서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팔 때 양도세가 중과된다.
따라서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는 일부 다주택자들의 절세 매물 출회로 한동안 이들 지역 집값이 다소 조정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주택 공급 방안을 두고 "신축 공급이 있고, 주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내놓게 하는 공급책도 있다"고 한 발언도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자들의 비거주 주택 매도를 유도하는 방향과 연관 지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매도 계획이 있는 다주택자들의 걸음은 바빠질 전망이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도 묶여 있어 매매 절차 완료까지 시일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5월9일 전 매물이 팔리고 잔금 지급까지 완료됐음을 증명해야 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토허제 대상 아파트 거래는 별도로 15일가량 허가 기간을 포함해야 하는 데다 2월에는 설 연휴도 끼어 있어 실질적으로 매도 가능한 기간은 3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며 "통상 거래에 2∼3개월가량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적으로 촉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서울 전역과 경기남부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최근 다시 상승세를 확대하는 가운데 이들 지역에서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거래되면 집값 오름세가 다소 진정될 가능성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상승률은 1월 첫째 주 0.18%에서 둘째 주 0.21%로, 최근 집계치인 1월 셋째 주에는 0.29%로 2주 연속 확대됐다. 경기도권에서도 1월 셋째 주 기준으로 용인시 수지구(0.68%), 성남시 분당구(0.59%) 등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유예기간이 끝나고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이후에는 오히려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매물 잠김 현상과 함께 거래 절벽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