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이 이렇게나 비싸다니…”
29일 찾은 춘천의 한 전자기기 판매 매장. ‘신학기 맞이 세일’이라는 문구가 무색하게 매장 안에는 적막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노트북과 PC, 태블릿이 진열된 코너를 오가던 이모(여·20)씨는 3월 대학 입학을 앞두고 노트북이 필요해 매장을 찾았다. 그는 “괜찮은 사양의 노트북은 250만원이 기본이고, 옵션까지 포함하면 300만원에 달하는 것 같다”며 “당초 예상했던 가격보다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나 아르바이트로 돈을 더 모은 뒤 다시 와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대학 입학 선물로 아들에게 노트북을 사주려던 학부모 윤모(여·53)씨는 “노트북이 200~300만원에 달해 선뜻 구매 결정을 못 내리겠다”고 했다. 상담을 돕던 직원이 “부품값이 오르고 있어 당분간은 오늘이 가장 저렴할 것”이라고 귀띔했지만, 윤씨는 끝내 발길을 돌렸다.
AI 반도체 열풍이 불러온 반도체 가격 상승이 노트북과 PC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AI 수요 급증으로 D램(DRAM)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치솟으면서 ‘AI플레이션’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메모리 제품인 삼성전자 DDR5 16GB 램 모듈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10만원 수준에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40만원까지 치솟았다. 16GB 메모리 1개 가격이 300% 이상 오른 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제조사의 신제품 출고가 역시 전작 대비 40~50만원가량 더 비싸 역대급 상승 폭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PU, 메모리 등 거의 모든 핵심 부품의 가격이 한 주 간격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며 “소비자 가격 상승을 막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쉽진 않다. 앞으로 최고 사양 노트북의 경우 4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