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출신 스노보더 김상겸(하이원)의 ‘은빛 질주’에 전국이 들썩였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이번 대회 첫 메달이자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 기록과 상징성을 동시에 안긴 장면에 대통령과 도지사까지 한목소리로 축하를 보냈다.
김상겸은 지난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과 접전 끝에 0.19초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은메달은 한국 올림픽 통산 400번째 메달이다. 앞서 대표팀은 1948년 런던 대회 이후 하계 320개, 동계 79개의 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9일 “네 번째 도전 끝에 마침내 시상대에 오른 뜨거운 성취이자 대한민국 올림픽 400번째 메달이라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대한민국의 설상 종목의 경쟁력을 입증한 값진 메달”이라고 축전을 보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도 “평창의 눈밭을 누비던 소년이 세계 무대에서 강원의 힘을 보여줬다. 도민 모두의 자랑”이라며 “끝없는 도전으로 국민께 벅찬 감동을 안겨준 그를 강원도민 모두가 사랑한다”고 치하했다.
그의 토너먼트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예선 8위로 16강에 오른 김상겸은 매 경기 살얼음 승부를 버텼다. 8강에선 월드컵 랭킹 1위 롤란트 피슈날러를 상대로 역전극을 펼쳤고, 준결승에서도 0.23초 차 신승으로 결승에 올랐다.
그의 이력은 더 극적이다. 천식으로 고생하던 어린 시절,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한 그는 봉평중 시절 스노보드를 만났다. 한때 실업팀이 없어 막노동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다. 2019년 팀 입단 이후에야 훈련에 전념할 수 있었던 그는 소치 17위, 평창 15위, 베이징 24위를 기록하며 세 번의 실패를 경험했다. 네 번째 도전 만에 처음 시상대에 선 이번 올림픽은 버텨온 10여 년이 한순간에 보상 받은 순간이었다.
감격의 메달을 목에 건 그는 “마침내 해냈다. 정말 행복하다”며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가족과 팀 동료들, 코치진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특히 “가족들이 힘을 많이 실어줘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면서 “엄마와 아빠, 아내에게 메달을 걸어주고 싶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