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세다고 우두머리가 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인상을 줄 수 있어야 우두머리가 되는 거야.”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행성’에 등장하는 대목이다. 주인공 고양이에게 엄마 고양이가 해준 얘기다. 굉장한 통찰력이 엿보여 마음속에 담아 둔 명제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이끄는 사람은 변화에 전전긍긍하고 안주를 택하기보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일깨운다. ▼권력자(權力者)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거나 그런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권력자는 리더(Leader)라기보다는 보스(Boss)로 인식된다. 리더와 보스는 모두 단체나 조직의 ‘지도자’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다만 리더는 권위보다 ‘동기·협업·성장’을 통해 조직을 이끄는 반면, 보스는 권력과 명령으로 통제하는 경향으로 이해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엄마 고양이를 통해 던진 메시지를 놓고 보면, 앞으로 닥칠 변화무쌍한 상황에 대비할 줄 알고 이끌어가는 사람을 앞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광역 행정통합의 속도전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먼 산 쳐다보기보다는 우리의 몫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기대한다. 자신의 안위와 입지보다 지켜야 하는 이들을 우선순위로 생각하길 바란다. ▼올해는 선거의 해다. 지방자치의 핵심은 선거다. 선거는 힘이 센 사람을 뽑는 게 아니다. 새로운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우두머리를 선출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의 일상이 평온해지고, 자기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우리는 많은 경험을 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 때마다 우리의 눈이 가려지고, 귀는 닫게 된다. 선거는 인기 투표가 아닌, 우리의 미래를 선택하는 일이다. 보다 신중히, 보다 세심하게 살펴 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하다못해 집에 전달된 선거공보물을 쓰레기 취급하지 않고 꼼꼼히 들여다보는 수고를 해주시길 당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