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는 말이 이보다 더 잘어울리는 경기가 있을까. 구단 역사상 첫 아시아 무대에 도전했던 강원FC의 여정이 아쉽게 막을 내렸다.
강원은 10일 일본 마치다 기온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16강 2차전에서 마치다 젤비아에 0대1로 패했다. 지난 3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1차전이 0대0으로 끝난 가운데 1·2차전 합계 0대1로 밀리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승부는 한 번의 장면에서 갈렸다. 전반 25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나상호의 크로스를 나카무라 호타카가 헤더로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만들었다. 강준혁이 순간적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놓치며 실점으로 이어졌다.
실점 이후 정경호 감독은 빠르게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 30분 이승원을 빼고 김대원을 투입하고, 강투지 대신 이유현을 넣으며 포백으로 전환했다. 측면 공격과 전개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였다.
이어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상혁을 아부달라로 교체하며 또 하나의 변화를 줬다. 후반에도 공격적인 운영을 통해 계속해서 마치다의 골문을 노렸다. 김대원이 두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연달아 맞았지만 승부의 신은 강원을 향해 웃어주지 않았다.
마치다의 골문 직전에서 막히던 강원은 경기 종료 직전 얻어낸 코너킥 상황에서는 골키퍼 박청효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지만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어진 공격 과정에서는 상대 수비의 손에 공이 맞는 장면이 나왔으나 VAR 확인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고, 그대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날 경기 내용 면에서는 강원이 오히려 마치다를 압도했다. 강원은 원정 경기에서도 볼 점유율 60% 이상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슈팅에서도 17대6으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결정적인 마무리가 나오지 않으며 끝내 마치다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주장 이유현은 “오늘 경기는 개인적으로 너무 아쉬웠다. 더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크다”며 “평일임에도 먼 길 찾아온 팬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승리를 안겨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하다”고 전했다.
정경호 감독은 “시민구단으로서 처음 ACLE 무대를 경험하며 선수와 스태프, 구단, 팬 모두에게 큰 성장의 계기가 됐다”며 “결과는 아쉽지만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구단주 김진태 도지사는 “강원FC의 첫 아시아 무대는 아쉽게 막을 내렸지만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도민들과 함께 정규시즌 더 뜨겁게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