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을 기반으로 둔 출판사 소금북이 박여은 소설가의 장편소설 ‘아이들은 도대체 어디로 달려가는 것일까’를 선보인다.
소설은 1960년대 부산의 영도다리가 빤히 보이는 어느 동네의 골목에서 시작된다. 옆집과 옆집 그리고 그 옆집과 옆집이 다닥다닥 붙어 울타리를 이룬 마을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웃음과 눈물을 담았다.
전쟁을 피해 몰려든 이들은 척박한 삶에 슬퍼할 새도 없었다. 서울과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는 물론 북한의 개성과 고성, 대만과 일본까지. 서로 다른 말씨가 어우러지는 동네는 늘 시끌벅적했다.
태풍이라도 불어 닥치면 고단한 가장들이 서로의 허술한 지붕을 동아줄로 엮고, 현관문에 넘치는 물을 바가지로 퍼냈다. 다음날 팔기 위해 재어놓은 채소들을 기꺼이 동네 사람들과 나누어 먹었다. 기꺼이 서로의 가족이 돼 고된 세월을 버텼다.
다만 각자의 마음 속 멍울까지는 손이 뻗지 못했다. 오랜 죽음의 기억들을 안고 사는 이들의 그림자를 따라 소설은 역사 속 한 가운데로 독자들을 이끈다. 소금북 刊. 267쪽. 2만5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