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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유가족이고 XX이고…" 화재 참사 언론보도 두고 대전 안전공업 대표, 임원 대상 고성·막말 논란

◇대형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의 손주환 대표이사가 지난 23일 오후 합동 감식과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안전공업 본사를 떠나고 있다. 2026.3.23. 연합뉴스.

대형 화재로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의 손주환 대표이사가 회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막말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한국노총 안전공업지부 등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손 대표의 막말 여부와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손 대표는 이날 이번 화재 참사 관련 언론보도를 두고 일부 직원들을 향해 고함을 지르며 폭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무, 부사장 등 회사 주요 임원 등을 대상으로 이번 화재 참사 대응과 회사 운영의 미흡함을 들며 고성을 내질렀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안전공업 주식회사 2일 차 감식에 나선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불에 탄 건물 안에서 내부를 살피고 있다. 2026.3.24. 연합뉴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 등에 따르면 손 대표는 특히 언론 제보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취지로 "야 어떤 X이 만나는지 말하란 말이야. 뉴스에 뭐 '사장이 뭐라고 큰소리치고 후배들에게 얘기한다'고 하는데 거기에 대한 변명이 전혀 없는 거야", "유가족이고 XX이고" 등의 거친 언행을 이어가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화재 참사로 숨진 일부 희생자와 관련, '불이 난 공장 현장을 끝까지 살피려다 숨졌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손 대표는 "조장·반장·리더가, 대표가 죽은 거다. 집에 어머니가 자식이 누구 불에 타 죽을까 봐 뒤돌아보다가 늦어서 죽은 거"라고 빗대며 "특히 걔가 그런 역할을 했다"고 희생자의 실명을 거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일 오후 대전 대덕구 문평동 한 자동차부품 제조 공장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직원들이 탈출을 위해 필사적으로 뛰어내리고 있다. 2026.3.20 [독자 김영수 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이날 발언은 과거 손 대표가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고함과 폭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도화선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손 대표가 이번 참사 피해자나 노조원, 노조 관계자들에게 막말이나 고성을 내뱉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발언 등은 본사의 주요 보직자·임원과 동석한 자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발언이 나온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피해 보상과 엄벌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손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한편, 손 대표 발언의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안전공업에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25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참사 희생자의 발인식이 엄수된 가운데, 유가족이 장지로 이동하는 고인의 관을 끌어안고 있다. 2026.3.25 사진=연합뉴스

한편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의 첫 발인식이 참사 닷새만인 25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대전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모씨의 빈소에서 유가족은 곧 다가올 마지막 이별을 힘겹게 기다리고 있었다.

장례식 내내 울음을 삼켜왔던 고인의 유가족은 입관·발인 절차가 진행되자 참아왔던 울음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사고 전날, 휴일에도 쉬지 않고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돕겠다고 밭에 찾아왔던 아들이다.

아들과 밭일도 하고 저녁에는 반주까지 함께 했던 아버지는 차마 아들의 영정사진을 가까이서 보지 못하고 멀찍이 앉아 지켜봤다.

앉아서 눈물만 훔쳤던 그는 운구행렬이 시작되자 영정사진을 한차례 쓰다듬으며 "우리 아들 고생했다. 이제 가자"고 나직이 말했다.

빈소에서 연신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던 고인의 막내아들은 엄마가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통곡하자 어느새 다가가 엄마의 허리를 꼬옥 껴안았다.

고인의 시신이 담긴 관이 천천히 운구차를 향해 이동하자 고인의 유족과 친구, 지인들은 아직 떠나보낼 준비를 마치지 못했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며 울부짖었다.

◇25일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화재 참사 희생자의 발인식이 엄수된 가운데, 참사로 아버지를 잃은 초등학생 아들이 고인의 얼굴을 쓰다듬고 있다. 2026.3.25 사진=연합뉴스

의젓하게 가족들 곁을 지키던 초등학생 맏이는 다시 볼 수 아버지의 영정을 매만지며 "아빠 나 여기 있어"라고 외치며 목 놓아 울었다.

"그동안 힘겨웠지. 이제 편히 쉬어.", "내가 너를 어떻게 먼저 보내냐.", "이놈아, 생때같은 두 아들을 남겨두고 어떻게 먼저 가느냐.", "못난 부모 밑에서 고생만 실컷 했다."

하늘에라도 닿을듯한 처절했던 외침에는 고인에 대한 사랑과 미안함, 원망이 뒤섞여 있어, 빈소를 지켜보던 장례식장 관계자들마저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아들의 시신을 애타게 기다렸던 부친은 너무나 뜨거웠을 아들을 조금이라도 편히 쉬게 하고 싶어 장례 절차를 밟겠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두 번째 발인식이 열렸다.

영정 속 미소 짓는 고인의 관이 운구차로 이동하자 유가족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힘겹게 발걸음을 옮겼다.

고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며 말없이 눈물을 훔쳤다. 다른 가족의 부축을 받아 겨우 한 걸음 한 걸음 뗄 수 있었다.

이들은 지난 20일 발생한 안전공업 화재 참사 현장에서 사망했고 지난 23일 주검으로 가족에게 돌아왔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발생한 화재로 노동자 14명이 사망하는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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