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촌의 고령화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가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비율은 55.8%에 달하며, 농가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8세에 이른다. 이미 농촌의 절반 이상이 고령층인 셈이다. 이대로라면 농업의 지속 가능성 자체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젊은 인구의 농촌 유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귀농·귀촌 정책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귀농 인구는 약 6만 2천 명에 이른다. 겉으로 보면 농촌으로 돌아오는 흐름이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통계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다른 현실이 보인다. 귀농 이후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자료에 따르면 귀농인 가운데 약 3.6%는 다시 도시로 돌아갔고, 일정 기간 농촌 생활을 경험한 뒤 도시로 복귀하는 재이주 비율은 77.3%에 달한다. 이는 단순한 유입 정책만으로는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핵심은 유입이 아니라 정착이다. 청년이 농촌에 와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지속 가능한 생계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귀농은 일시적인 선택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정선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귀농과 귀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젊은 농업인들이 늘고 있지만, 안정적인 소득 기반과 지역 공동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정착까지 이어지기 어렵다. 그러나 반대로 농업을 단순한 생산이 아닌 체험·가공·유통이 결합된 융복합 산업으로 확장하고, 지역 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든 청년 농업인들은 지역의 새로운 활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선의 청정 자연과 농업 자원은 단순한 생산 기반을 넘어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농업 체험과 관광을 결합한 에그리테인먼트(Agritainment), 농산물 가공과 브랜드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농업은 청년농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여기에 4-H와 같은 청년 중심 조직이 활성화되면 젊은 농업인들이 서로 협력하며 지역 농업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청년농 육성은 단순한 세대 교체가 아니다. 이는 농촌 산업 구조를 혁신하고 새로운 농업 모델을 만들어가는 전환점이다. 청년농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곧 농촌의 미래를 새롭게 설계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이제 정책의 방향도 분명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농촌으로 들어왔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가를 묻는 정책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농에게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제공하고, 농업의 융복합 산업화를 지원하며, 청년 네트워크와 지역 공동체를 함께 키우는 정책이 필요하다. 농촌의 미래는 유입이 아니라 정착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청년농이 있다.

